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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Nov 10. 2022

단어 2

: ‘무언가’

단어 2


: ‘무언가’

    ‘무언가’라는 말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단어다. 단어를 좀 더 길게 해서 ‘무엇인가’라고도 말할 수 있고 ‘뭔가’라고 짧게 말할 수도 있지만 ‘무엇인가’는 발음이 ‘엇’과 ‘인’ 사이에서 걸리는 느낌이 든다. 발음으로 표기했을 때 ‘무어신가’가 되는데 ‘엇’의 ‘ㅅ’과 ‘인’의 ‘ㄴ’의 발음이 ‘무어’라는 발음의 소울음소리 같은 부드러움을 단절시키는 것에 불편한 느낌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무엇’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무엇’은 어떠한 실재 real를 규정지어 결과를 도출해내야 하는 식처럼 느껴지지 때문이다. 언어로부터 강요나 재촉을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두 번째로 ‘뭔가’는 나에게 너무 속도가 빠른 단어다.  ‘뭔가’는 ‘무엇’이 줄임말로 되어 ‘뭐’가 되고 다시 ‘인가’의 ‘인’을 ‘뭐’가 받아서 ‘뭔’이 된다. 내가 말이 느린 사람이라 그런지 ‘뭔’을 한 음절로 발음하기가 불편하기도 하다. 그래서 보통 ‘뭐’를 ‘무어’로 ‘뭔’을 ‘무언’으로 늘여서 발음하는 것 같다.

  ‘무언가 앞서 말한 ‘무엇에서 단절되는 부드러움이 ‘ 비음을 통하여 이어져서 좋고 속도도 적절한  같다. 그리고 ‘무엇이라는 정의를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라는 질문형으로 전복되어 ‘무엇이라는 규정을 가능성의 형태로 되돌려 놓는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어 “ 책상 무엇이다 “ 책상은 무언가  같아, …  듯한 느낌이 들어 비교해보면 분명한 차이를 느낄  있다.  번째 문장에서 시작된 대화는 수용이나 비판을 야기한다. 논리학에서는 명제가 되어  값과 거짓 값을 판단할  있다. 그러니까 “ 책상은 ‘무엇이야라고 얘기할  상대방은  문장에 ‘참이다혹은 ‘거짓이다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 책상은 무언가  같아라고 말하면 개인적인 느낌이나 은유를 말한다. “무언가…”라고 말하면서 발화자가 개인적이고 불확실한 미정의 어떤 것을 생성해 낸다. 생각을 구성하고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다라고 선언하면서 확실한 디딤돌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어쩌면 내가 주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은 나는 ‘무언가뒤에 불확실하고 미정의 것인 ‘…’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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