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공상’은 나에게 언제나 형이상학적이다. 항상 무언가 생각하는데 말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을 느낀다. 말은 언제나 정확함에서 벗어나 있다. 나에게 공상은 모순된 것, 역설적인 것들이 뒤섞여 있는 어떤 것으로 다가온다. 무언가 뜻 없는 채로 하염없이 지나가고 이해되지만 무엇을 이해했는지는 전혀 설명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 인상들을 언어로 풀어내고 이미지로 나타내는 것에 마음이 이끌린다. 언제나 실패한다. 좌절할 것을 알면서도 왜 이런 것들에 이끌리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어떤 결론을 내렸다. 그 이유는 이 공상들만 내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온갖 얼굴들, 풍경들, 이미지들, 소리들, 냄새들, 언어들, 문자들, 의미들은 내게 아득하게 먼 것들 같다. 그러나 공상들은 나와 맞닿아 있다. 그래서 삶에서 무언가 표현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진다. 나와 너무나 먼 것들로 내게 가장 가까운 것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상이 형이상학적(méta-; 넘어섬,-physique; 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공상을 풀어내기엔 물리적이고 유한한 내 삶이 지극히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