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주 너의 죽음을 상상한다.
내 상상 속에서 너는,
네가 나에게 몇 번 말했던 것처럼 바닷물 속에서 시신으로 떠오르기도 하고
큰 트럭에 치여 몸이 망가져있기도 하며
어떤 땐 그냥 사무실 책상 위에 엎드린 채로 숨이 끊어져 있기도 하다.
나는 경찰이나 소방관의 전화를 받아 너의 죽음을 듣고
병원 영안실에서 흰 천을 걷어 너의 푸르스름한 얼굴을 확인한다.
바로 법원에 가서 상속포기각서를 작성하고
장례식장을 잡아 장례를 치른다.
혹여나 너의 죽음을 알고 너에게 빚을 준 사람들이 와 난리를 치면
나는 상속포기각서를 썼다고
나도 너와 함께 있는 내내 너 때문에 죽을 만큼 힘들었다고
너의 빚은 나의 빚이 아니라고 그들보다 더 크게 악을 쓰며 소리를 지른다.
우리 집과 차는 빚을 준 사람들에게 넘어가고
나는 아이와 함께 시골 친정으로 돌아간다.
마흔 넘어, 남은 건 아이 하나뿐인 채로,
아직 연한 아이 얼굴을 보며 앞으로 살아낼 날들을 두려워한다.
너는 아직 죽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든 죽을 수 있는 것처럼
너의 얼굴을 시꺼매지고 너의 목소리는 힘이 없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너를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 오해였다.
나는 너와 함께 죽어가고 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너를 떠나야할 것 같다.
너에게, 남은 가능성이 있을까?
우리에게, 남은 희망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