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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개 Jul 31. 2024

이야기로 만들다. 7

복지관에 가야지.

7.

 또 늦잠을 잤는가 보다.
 형진엄마가 병원에 다녀서 오는 길에 마을금고 앞에서 만나 같이 가기로 했는데.
 밤새 텔레비전은 혼자 떠들었는지 출근하던 딸년이 제발 잠 좀 자자며 소리를 지르고 나가고 다시 까무룩 잠이 들었던 것 같은데 늦었다.
그런데 시계가 안 보이네.
  젊은 여자가 얼굴 가까이 디민다.
 여자는 내게 뭘 물어보는 것 같은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입 벌린 크기로 봐서는 악을 쓰는 것 같기도 하고 전화기를 찾는데 손이 굳은 것 같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빛 때문에 눈이 자꾸 감긴다.
 덮인 눈꺼풀을 들추며 알감자 같은 머리를 들이밀면서 골룸이 웃는다.
 뭘 훔쳐 먹으러 온 건지 더러운 혓바닥을 날름거리면서 내게 손짓을 한다.
 어디로 가자는 것 같은데.
 흠칫!
 질척한 손으로 나를 잡으려고 한다.
 싫다. 싫어.
 진저리가 쳐진다. 손이 움직여 지지 않는다.

" 엄마! 눈 좀 떠 보세요."
" 어젯밤부터 깨시면 악을 쓰시고, 목받침을 빼려 하시고, 팔을 너무 움직이셔서 주삿바늘을 두 번이나 다시 꼽았어요. 다리로 차는 통에 제가 어쩔 수 없이 간호사에게 이야기해서 고정시켰어요. 병실의 다른 환자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리로 모시고 나왔어요.
 아직도 정신이 혼미하세요.
 수술 환자들에게 생기는 섬망 증세라고 하더라고요. 연세도 있으시다 보니 좀 심하신 것 같아요."
 저이는 또 누구인지.
 " 네에, 저두 간호사님에게 전화로 들었어요. 제가 지키고 있을 테니 여사님은 좀 쉬세요."
 둘째의 목소리를 들은 골룸이 재빠르게 눈꺼풀을 들치고 도망을 간다.
 징그러운 놈 같으니라고.
 그나저나 형진엄마에게 전화는 해 줘야 할 텐데.
오늘은 아들이 맛있는 거 사 줄 거라서 복지관에는 내일 같이 가자고.
둘째의 부르는 소리가 자장가 같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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