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개 Jul 29. 2023

남편의 숨통을 끊을 뻔했다

여름휴가 무계획



 잘 잤어?
 응.
 에구머니나,  눈곱 떨어뜨리면 발등 깨겠다.
 커피 한 모금 입에 물고 tv리모컨을 누른다.
 한방당구!!
 화면에는 개그맨과 프로당구선수의 한방으로 팁을 알려주는 프로였다.
 덜 떠졌던 눈이 화~~ 악!!
 내일부터 여름휴가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우리는 그냥 보내보기로 했다.
계획하지 않은 한정된 시간 안에서 그냥 흘러가듯 보내자고.
약속은 했으나 은근 "뭐 하지?" 하다가
"당구장 몇 시에 문 열어?"
"1시쯤 열걸."
" 내일부터 5일간 1시부터 한 시간씩 당구 칠까?"
 뜨악한 그의 눈빛을 바로 읽었어야 했다. 서둘러 욕실로 가는 그의 뒷모습에서 느꼈어야 했는데.
 " 자갸~~! 숨 쉬어. 크크크크."
 같이 일하고, 밥 먹고 꼬박 같이 보내면서 쌍둥이처럼 살아온 시간들 속에 따로따로도 필요할 텐데.
 내가 많이 잘못했네
 미안!!!!
 아침상을 차리면서 자꾸만 웃음이 났다.
 따끈한 감잣국 한 사발이 그 보다 먼저 식탁에 와서  앉는다.

 아마도 당구 치려고 약속을 잡아 놓았을 거다.

뜨끔하기도 했을 터이고,

 장마도 끝났는데 흐르기는 뭘.

냇물에 떠 내려갈 나뭇잎도 아닌데.

내키는 데로 이번 휴가는 각자도생 해보면 어떨까?

철저하게.





 
 ,
 


 

작가의 이전글 이스탄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