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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개 Dec 09. 2023

월동준비는 언제나 모자랐다.

연탄 배달 봉사.

저 문을 열면.....

놓치고 온 시간들이 오롯이 모여 있다.

일어나면 습관처럼 TV리모컨을 누르는 남편이
채널을 돌리는 순간,
잠깐! 뒤로.
다급하게 멈춰 세운 화면은 연탄 배달 봉사 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한결같은 연탄자국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매년 보이는 봉사활동의 장면이 익숙하다.
 쟁여지는 연탄을 보면서 쌓아 놓을 곳이 없어서
몇 장씩 들고 다니던 어린 날의 겨울이 생각났다.
 아이들은 한 장씩, 아른들은 네 장씩.
나의 어린 날은 보일러도 없던 시절. 가난이 원죄이지만 10여 장의 연탄도 쌓아 둘 곳이 없었던 사람들.
 하루벌이도 끊긴 겨울이면 옆집에서 빌려 갈아 넣던 연탄.
아궁이에 올려놓은 물 솥이 연탄 갈 시간을 가늠케 했었다.
 그래도 우리 골목은 골목 한편에 여러 집의 연탄을 쟁여둘 수 있어 장장으로 들고 다닐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신작로에는 누군가가  들고 가던 연탄을 깬 자국이 겨우내 지워질 새가 없었다.
 신작로 한편에 쌓이는 연탄재는 눈이라도 내리면 여기저기 폭탄처럼 부서졌고, 유난히 연탄불을 잘 꺼트리는 기철이엄마는 내게 아쉬운 소리를 많이 했었던 겨울이 거친 바람으로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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