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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개 Jan 15. 2024

모든 날 모든 순간.

무지하게 신나는 계획을 세우며( 우리의 베라와).


모든 날 모든 순간 하~~ 암.

" 들어 봐 봐"
운전대가 떤다면서 듣고 있던 음악을 꺼버린다.
조수석에 앉은 내가 느낄 수 없는 상황에 나는 입만 삐죽 내민다.
이틀 전부터 이상하다면서 소리를 들어 보라는데
운전면허가 없는 나로서는 특별한 소리를 듣지 못했다.
 노면이 거칠 때 나는 정도의 소음정도로 느껴질 뿐.
"  너무 오래 탔지. 그래서 그런 거 아니야?"
"  오래되기는 했지. 벌써 40만 키로가 넘었으니......"
 서비스센터의 진단이 나왔다.
라이닝이 들러붙기 직전이라고.
고속도로로 하는 출퇴근이고 주말여행의 대부분이 장거리인 탓도 있지만 그의 운전 습관은 브레이크를 자주 밟지 않는다. 직원의 말에 의하면 브레이크 자주 밟으면 라이닝을 자주 갈아야 한단다.

20만 킬로에서 한 번 교체했고, 그리고 오늘 한 번 더 바꿔 주었다.

센터의 직원은 우리 차를 잘 알고  있어서 웃으며

한마디 하더란다.

  "길이 잘 들었어요. 한참은 더 타셔도 까딱없어요."

 

 그리고.
 우리의 퇴근길은 유난히 편안했다.

출근할 때 1시간 30분, 퇴근할 때 2시간을 매일 네게 안겨 있었다.
 진공관 같은 네 안에서 나누는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도 끊이지를 않았고.
 지나 온 시간의 화려함에 가끔 서로에게 벅찰만치 큰 칭찬도 해주었다.
하루를 설계하고 일 년을 계획하는 우리의 대화를 너는 모두 기억하겠지.
그러고 보니 너는 우리의 일기장이었구나.
 
 티코로 20만 킬로는 육아를 위해 달렸고,
 카렌스로 30만 킬로는 질풍노도의 아이들과의 소통의 장소였었고, 처음 나왔던 베라크루스의 30만 킬로는 아이들의 일주일분의 식량과 반찬을 가져다 주기에 바빴고, 다시 한 번의 바뀐 너.
40만 킬로를 거침없이 둘만의 여행으로 매일매일을 같이 했었구나.
  
내 아이들은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했고, 이제 둘만의 여행을 즐기게 되었지.
지금의 우리는 더없이 보드라운 일상을 아직도 진행 중인 것은 너, 베라가 있어서이겠지.
 
씽씽씽!!!

 매일을 달리자.
 모아 모아 우리의 여행기를 만들어 보자구.
 

 모든 곳에 네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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