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소년 8.
액정에 뜬 글씨는 실장님이다.
글씨를 확인하는 순간 가슴은 덜컥 주저앉았고, 또 뭔 일인가 궁금하기 전에 이미 머릿속은 지진이 일어난다.
" 네, 실장님!"
안부를 물을 새도 없이
" 놀라지 마세요. 다른 것이 아니고 집에 간다고 우기면서 잠을 안 자네요. 이틀을 계속 집에 간다고 해서 누나에게 할 수 없이 통화하게 해 준다고 했어요. 잠깐 괜찮으세요?"
" 네 바꿔주세요."
말은 흩어지고 소리만 들린다.
이가 없는 입안에서 혀는 말을 만들지 못하는 건지 우물거리며 자꾸 삼킨다.
" 지~~~ 지배"
" 집이 어딘데?"
" 서... 선희가 있잖아. 거기가 지~~비지."
오래전에 먼저 간 막내를 보러 가야 한다는 말이렸다.
" 선희가 어디 집에 있는데?"
" 거기, 서이가 하.... 학, 하꼬다니.... 구우"
" 그래? 지금 누나가 일 하니까 나중에 가자."
" 빠..... 빠 리 가야지."
어디까지 간 거니? 너의 기억은.
너, 나, 그리고 막내.
날 저무는 하늘의 별이 삼 형제처럼 같이 있었던 그때가.
실장님의 타이르는 소리가 들린다.
" 누나가 데리러 온다니까. 이제 잘 거지?"
스피커로 들리는, 보이는 듯한 동생은 고개만 주억거리고 있을 것이다.
" 바쁘실 텐데...... 미안해요. 다른 것은 없어요. 잠을 자지 않으려는 거 빼고는. 너무 걱정 마세요"
" 고맙습니다. 아무 때나 전화하셔도 괜찮아요"
통화를 끝내고 내다본 하늘은 대설주의보의 탓일 게다.
척척하게 내려앉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