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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개 Jan 12. 2024

늙은 소년 8.

같이 기억하는.

 늙은 소년 8.

 액정에 뜬 글씨는 실장님이다.
 글씨를 확인하는 순간 가슴은 덜컥 주저앉았고, 또 뭔 일인가 궁금하기 전에 이미 머릿속은 지진이 일어난다.
 " 네, 실장님!"
 안부를 물을 새도 없이
" 놀라지 마세요. 다른 것이 아니고 집에 간다고 우기면서 잠을 안 자네요. 이틀을 계속 집에 간다고 해서 누나에게 할 수 없이 통화하게 해 준다고 했어요. 잠깐  괜찮으세요?"
 " 네 바꿔주세요."
 말은 흩어지고 소리만 들린다.
 이가 없는 입안에서 혀는 말을 만들지 못하는 건지 우물거리며 자꾸 삼킨다.
" 지~~~ 지배"
" 집이 어딘데?"
" 서... 선희가 있잖아. 거기가 지~~비지."

오래전에 먼저 간 막내를 보러 가야 한다는 말이렸다.
" 선희가 어디 집에 있는데?"
" 거기, 서이가 하.... 학,  하꼬다니.... 구우"
" 그래? 지금 누나가 일 하니까 나중에 가자."
" 빠..... 빠 리 가야지."
 
 어디까지 간 거니? 너의 기억은.

 너, 나, 그리고 막내.

 날 저무는 하늘의 별이 삼 형제처럼 같이 있었던 그때가.


 실장님의 타이르는 리가 들린다.
" 누나가 데리러 온다니까. 이제 잘 거지?"
스피커로 들리는, 보이는 듯한 동생은 고개만 주억거리고 있을 것이다.
" 바쁘실 텐데...... 미안해요. 다른 것은 없어요. 잠을 자지 않으려는 거 빼고는. 너무 걱정 마세요"

" 고맙습니다. 아무 때나 전화하셔도 괜찮아요"
 
통화를 끝내고 내다본 하늘은 대설주의보의 탓일 게다.
 척척하게 내려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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