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by 자국

내 기준에 우리 어머니는 너무 불쌍한 삶을 사셨다.

너무 아끼고, 못 먹고, 내가 아는 나의 주위와 비교하면 너무 싫을 정도였다.

남들 다하는 그런 여유를 늘 마다하셨다.

그냥 돈 버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하셨다.

집에 있을 때도 쉬지 않고 계속 일만 하셨다.


그렇게 고생하시다가 파킨슨병을 진단받으셨다.

증세는 너무 빨리 나빠지게 되었다.

말도 어눌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어머니가 '왜 나는 일만 하다 죽어야 되노'라고 얘기하신 적이 있는데 마음이 아프다.

정신이 말짱한 어느 날에는 연명치료는 안 한다며 보건소에 가서 사인하겠다고 하신다.

'오래오래 살아야지 엄마'라고 난 대수롭지 않게 대하고 대화를 끝낸다.

마음은 참 어머니께 미안하다.


어머니가 건강하실 때 온 가족이 덕유산 근처 용담호에 갔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 어머니는 '억수로 좋다.'라고 큰 댐을 신나게 구경하셨는데 처음으로 어머니에게서 아기 같은 웃음을 보았다. 지금 다시 한번 모시고 가면 또 어떠실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어머니께서 응급실에 가시게 된 사건이 있었다.

어머니는 오후 2시가 되도록 못 일어나셨고, 평소와 달리 침도 흘리시고, 입도 약간 돌아간 것 같고 평소와는 조금 달리 보이셨다.

아주 응급을 요하는 상황은 아니었는데, 혹시나 큰 병이 있을 것 같아 119에 연락하게 되었고 결국 병원에 가기로 결정되었다.


다행히 검사결과 걱정했던 뇌출혈이나 뇌경색 같은 문제는 없었다.

평소에 진료를 받던 신경과 교수와도 면담을 하게 되었다.

졸음을 유발하는 모든 신경과 약은 줄이기로 했다.

퇴원은 했고, 조절된 약으로 오늘부터 드셔야 된다.


내가 전 인생을 알고 있는 분은 우리 어머니가 유일하다.

어머니의 어릴 적 얘기도 듣기도 했고, 기억이 형성되기 시작한 이후로는 내가 봐왔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머니의 다른 또래분들은 어떻게 사셨을까?

비교를 하게 된다.

어찌 되었든 어머니를 갑자기 행복하게 만들어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다정하게라도 대해 드려야 할 것 같다.

우리 어머니는 다정함을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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