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by 자국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후 같은 수업을 듣던 후배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선배는 완벽주의자인 것 같아요'

이런 말은 처음 들었었고 더군다나 난 완벽하지 않았기에 좋은 의미는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넘어갔다.

복학생의 열정은 그렇게 보이나 보다..


그 시절 나는 콤플렉스가 많았었다.

이 콤플렉스가 어쩌면 완벽주의자의 모습으로 비쳤는지 모른다.

내면에 감싸고 감추고픈 것이 많던 시기였고 누구도 완벽할 수 없는 나이 때였다.

다만 그때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기억도 흐릿하고 대부분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때의 친구, 선배, 후배와의 인연,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를 되뇌어 보면

그들도 조금씩 숨기고픈 자기만의 아픔이 있었을 것이고

완벽한 사람은 될 수 없었음을 알았을 것이다.


완벽하다는 것은 사실 망상에 가까운 얘기다.

은연중에 그런 사람이 되길 원했던 것 같아 부끄럽기 짝이 없을 정도다.

우린 신이 아니기에 누구에게나 한계라는 것은 존재한다.

그렇기에 그저 평범하면 되는 것이고, 평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적당히 평범하기만을 원한다.

초라해 보이거나 불쌍해 보이지만 않으면 된다.

간혹 세대차이로 인해 가성비 높은 워치를 쓰는 나를 안타깝게 여기는 MZ를 보긴 했다.

사회가 고도화되면 고도화된 비싼 제품을 쓰긴 해야 되나 보다.


아무튼 왜 쓸데없이 지금 나는 완벽주의 타령을 하고 있는 걸까?

개인과 개성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좀처럼 관심 없는 단어가 '완벽'임에도.

아마 특별한 나의 아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러 시선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중간값에 벗어난 표준편차를 갖고 있지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외모는 표준편차에서 높은 상위권에 위치해 있고, 그 반대편인 것도 있다.

모두가 완벽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사는 완벽하지 않는 사람일 뿐이다.

나는 나의 아들을 평범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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