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맥도 풍경

맥도강에는 뜸부기가 살고 있다

맥도 풍경 22

by 맥도강

어느새 시끌벅적하던 철새들이 날아가 버렸다

잔잔한 강물에 붕어들만 천적 없는 자유를 만끽하고

그 많던 물오리 떼와 청둥오리들이 날아가 버렸다

겨울손님이 떠나간 허전한 강가에는 갈대 부딪히는

소리만 공허할 뿐 강도 시인도 침묵에 빠졌다

그때였다 “파드닥” “파드닥”

갈 숲에서 강의 고요를 깨우는 소리가 났다

뜸부기 한 쌍이 부지런히 물 길질 하는 소리였다

손님으로 왔다가 한철 잘 먹고 떠나는 철새가 아닌

맥도강과 운명을 함께 하는 주인새의 소리다

그제야 시인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입가에 머금은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는다

철새만큼 몸집이 크지는 않지만

철새만큼 빛깔이 화려하거나 목소리가 곱지는 않지만

뜸부기는 예전부터 강가를 지켜온 주인새다

맥도강은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고

대대손손 살아가야 할 생명의 강이기에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이 강의 주인이다

강물도 강을 찬양하는 시인도 뜸부기가 있어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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