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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맥도 풍경

말없이 날아가는 저 새

맥도 풍경 33

by 맥도강

석양에 반사된 강물이 강렬한 인상으로 할 때

대장 새의 지휘로 일사불란하게 날아가는 저 새떼를 보라

고요하던 벌판을 일어나게 하는 저 함성은

이제 때가 이르렀음을 알리는 전주곡이다

숨죽이던 대지도 일어나고 겨우내 움츠렸던 억새풀과 함께

자연이 합창하는 교향곡의 시작이다

침묵하던 동토의 생명들이여

때가 이르렀으니 함께 일어나 싸우자

새들은 공중에서 흙과 풀은 대지에서 강물은 맥도강에서

늙어 생명이 다한 이 엄혹한 계절을 몰아내자

그리하여 말없이 날아가는 저 새떼를 바라보며

이 아름다운 땅을 노래하는 서정시인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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