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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맥도 풍경

바다 위 별장

맥도 풍경 34

by 맥도강

하신 선착장에서 뱃길로 십여분 사이

바닷속 재첩밭을 지키며 늠름하게 떠있는

네댓 평 남짓한 작은 막

이른 봄 깊은 바닷속에 종포들을 숨겨둔 까닭은

무더운 여름철 반갑지 않은 적조도 이겨내고

불시에 휘몰아치는 가을 태풍도 이겨내면

내년 겨울즈음 잔뜩 살이 오른 재첩을 수확하기 위함이다

여기 바다 위에 떠있는 작은 막은

온갖 풍랑에도 끄떡없이 종포들을 지켜주는 바다의 수호신

따듯한 어머니의 품 같은 바다 위 별장

나는 가끔씩 바다 위 별장을 찾는다

반가운 벗들과 어울려 전어낚시도 즐기고

동성둥성 기름끼 꽉 찬 숭어회를 쓸어놓고

몇 순배의 소주잔에 세상 근심을 날려 보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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