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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 풍경
무더위에 지친 이들의 갈채 속에
성큼 다가온 계절의 왕
올것붉것 온 세상을 천연색으로 물들이며
한때나마 영원한 계절의 주인인 냥 행세하지만
다음 계절을 예고하는 쓸쓸한 가랑비를 맞고서야
떠나야 하는 이의 허망한 운명을 깨닫는다
떠나가는 계절의 뒤태가 자못 쓸쓸하여
퇴근길에 가마솥 돼지국밥집을 찾았다
모락모락 김을 내며 데워지는 내장수육 한 접시의
고소함에 취하여 어느새 소주 몇 잔을 단숨에 비워버렸다
벗들과 어울려 오가는 정겨운 담소는
처량한 계절이 부르는 슬픈 노랫소리와 하모니를 이루고
떠나야 하는 이의 허망한 운명을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