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맥도 풍경

이 봄날 나는 해방되었다

맥도 풍경

by 맥도강

내 살점을 뜯어보라!

지금도 몸속에는 짙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

내 심장을 열어보라!

지금도 심장은 삼천도가 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다만 휴화산일 뿐 이글거리는 용암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출렁이고 있다

그동안 높다랗게 둘러쳐진 거대한 벽속에서

숨이 막혀서 질식할 것만 같았다

변명 같지만 그것이 현실이었다

이 봄날 뜻밖에도 그 벽이 스스로 넘어졌고 나는 해방되었다

바로 이때였다

벽이 일어서기 전에 전격적으로 출구를 뜯어 버렸다

이제야 현기증이 사라지면서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뭐라고 하든 말든 지금 이 순간부터는

나의 인생을 살아가련다 꿋꿋하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겨울과의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