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 풍경
언 땅을 녹이는 봄의 소리가
온종일 대지를 적시고 있다
꽁꽁 언 대지가 해동하는 소리에
겨우내 움츠렸던 풀들이 일어난다
봄이 오는 소리에 그동안 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모진 겨울을 이겨낸 생명체들은
이제 부푼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지난 계절의 영광이 허공에서 사라지던 날
먼 길을 가던 노인이 묵은 짐을 내려놓듯
겨울의 흔적은 대지 속으로 스며들었다
살아있는 생명들의 기지개 켜는 소리로
온 들판이 시끌벅적할 때
우주는 황홀한 생동감으로 흘러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