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고려연방 (169)

떴다 삼일특공대 4

by 맥도강

드디어 철통 독도부대와 백두산 흑곰부대가 몸을 풀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애초부터 이런 사실을 알턱이 없었던 두 진영은 서로 간에 합의된 전쟁을 치르기 위하여 전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분단시절 때처럼 서로 간 집단적인 증오의 감정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만큼 전쟁을 치를 작정이었다.

이렇게 싸울 거라면 차라리 다시 헤어지는 편이 낫겠다는 여론이 형성될 때까지 그렇게 처절하게 싸우기로 묵계되어 있었다.


이 시각 주석궁의 중앙광장은 좌우로 나뉜 이십만의 집회인파가 서로 충돌하기 일보직전의 상황이다.

이 장면들은 긴급속보가 되어서 전 세계의 구석구석으로 빠르게 송출되었다.

세계인들은 또다시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던 이 재미난 구경거리를 보기 위하여 속속 TV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북경의 시 주석 집무실,

몇몇의 상무위원들이 TV모니터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을 때 왕 서기가 모처럼 자신의 공치사를 하고 싶었던지 입이 건질건질 했다

“주석님의 동의하에 다 내가 기획한 사업이었습니다,

두고 보시면 알겠지만 머지않아서 내전이 일어날 겁니다,

한반도가 다시 두 동강으로 쪼개어질 때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아질 겁니다!”

시 주석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지만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위로하고 싶었던지 왕 서기를 바라보며 피씩 입 꼬리가 올라갔다.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과 도쿄의 총리 집무실에서도 비슷한 현상들이 나타났다.

이들 외세들의 입장에서는 대고려연방의 등장으로 그동안 그들이 누리던 전략적 이익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이제 이 지역에서 그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현실적으로 그 어떤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분단시절 자신들의 눈치나 살피던 두 약소국이 갑자기 하나가 되어서는 NK차르봄바 급의 치명적인 핵무력을 보유한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해 버렸으니 어찌 불편하지 않았겠는가!

지금 세계인들이 TV모니터로 시청하고 있던 이 재미난 장면들은 대고려연방의 분열을 학수고대하던 외세들의 간절한 바램을 십분 만족시켜 주었다.

큰 골칫거리 하나가 사라질 조짐을 보이자 그들은 쾌재를 부르면서 이 상황을 맘껏 즐기고 싶었다.


그때였다.

드디어 광장의 좌우 끝지점에 나란히 주차되어 있던 연방경찰버스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완전히 밀착되어 있던 버스들이 사람의 이동이 가능할 만큼의 틈을 벌이는가 싶더니 건너편에서 삼일특공대원들이 크게 원을 그리면서 달려 나왔다.

삽시간에 좌우에서 오천 명씩 일만의 특공대원들이 둘러싸게 되자 광장은 쥐새끼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봉쇄됐다.

여기저기서 ‘백골단이 나타났다!’라고 소리치며 웅성대기 시작한다.


나 회장이 당황하여 머뭇거리는 사이 박철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오호라! 연방경찰 놈들이 지금 우리하고 한번 해보자는 거지요!

어림잡아서 일만은 되어 보이는데 오늘 참석한 우리 북조선재건회의 동지들의 수가 족히 십만은 넘는단 말입니다,

저기 남조선에서 올라온 벚꽃 미치갱이들이야 다리야 나 살려라 하고 도망치기 바쁘갔지만 우리 재건회의 동지들은 사정이 좀 다르지 않갔어요!”


그러면서 박철이 품 안의 안주머니에서 대략 오십 센티 길이의 금칠로 도색된 막대를 꺼내어 왼손으로 높이 쳐들었다.

그러자 좌측편의 일십만 북조선재건회의 패들이 동시에 품속에서 똑같은 형태의 금색막대를 꺼내 들었다.

금칠한 막대에 새겨진 붉은색의 큰 별과 작은 별의 문양은 중국이라는 큰 별과 북조선이라는 작은 별을 상징하는 것이 분명했다.

박철이 오른손을 들어 막대의 끝을 잡아당기자 태양빛에 반사된 서슬 퍼런 칼날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동지들! 총사령관님을 드높이 모시고 다시 한번 더 인민의 낙원을 건설해 보지 안 갔어!

우리 모두 죽을 각오로 싸워보지 안 갔어!”

이 소리에 십만 재건회의 패들이 일제히 삼일특공대를 향하여 방향을 돌리며 칼집에서 칼을 빼어 들었다.

‘와’하는 엄청난 함성소리를 내어 지르며 곧바로 찔러버릴 기세로 전투자세를 갖추었다.


“내 그럴 줄 알았어! 비열한 빨갱이 놈들이 칼을 준비하셨구먼!”

확성기에서는 나 회장의 간사스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빨갱이 놈들은 나중에 손봐주기로 하고 우선 저 연방경찰 놈들부터 아작을 내버려야겠어!”

이들의 복장은 처음부터 간편한 등산복차림이었고 각자 1.5미터 길이의 등산용 지팡이를 휴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지팡이는 일반적인 보통의 등산용 지팡이가 아니라 최근 일본에서 개발된 일만 볼트형 초강력 전기충격기였다.

나 회장이 먼저 오른손을 높이 들고 버튼을 누르자 갑자기 지팡이에서 불꽃이 튀면서 고압의 전류가 흘렀다.

이것을 신호로 나 회장의 십만 남쪽 패들이 하늘을 향해서 동시에 고압전류의 버턴을 눌렀다.


일촉즉발의 이 영화 같은 장면들은 또다시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완전무장한 이십만의 두 진영과 대치하던 연방경찰의 대응은 병력의 숫자로 보나 무기체계로 보나 너무나도 허술해 보였다.

빈약하기 짝이 없는 연방의 민낯이 철저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만약 여기서 연방경찰이 무너진다면 대고려연방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것이다.

외세의 사주를 받은 분단세력들은 더욱더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고, 종국에는 한민족사에서 가장 위대했던 대고려연방이라는 이름도 반납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 아찔한 상황에서 삼일특공대의 유 대장과 이 부대장이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 유 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경찰버스 위에 설치된 길이 3미터의 초고성능 앰프가 엄청난 압력으로 증폭되는가 싶더니 단번에 두 진영의 소리를 압도해 버렸다.

“나 연방경찰청 삼일특공대 대장이요!

신성한 삼일절을 맞이하여 나라를 어지럽히는 대고려연방의 역도들에게 경고한다!

셋을 셀 때까지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라!

투항하지 않는다면 폭력시위에 관한 연방 법률에 따라서 강력 응징할 것이다!

하나!”

이 소리에 일만의 삼일특공대원들이 허리춤 뒤에 차고 있던 방독면을 쓰기 시작했다.

“둘!”

이 소리와 동시에 특공대원들이 자신들의 청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기 시작했다.

“셋! 삼일특공대 돌격!”

이 소리와 동시에 특공대원들이 주머니에서 꺼내든 것은 빨간 사과모양의 최루탄이었다.

광장을 둘러싼 특공대원들이 일제히 사과 탄을 던지자 순식간에 온 광장이 최루탄 연기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최루탄 연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잠시잠깐의 정적이 유지되었다.

이 정적의 실체는 삼일특공대원들이 본격적인 미친개 퇴치작전을 전개하기 위하여 허리춤 뒤의 죽검을 빼어드는 정적이었다.


이때 ‘와!’하는 고함소리와 함께 좌우에서 일만의 특공대원들이 일시에 광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좌측의 백두산흑곰부대는 북조선재건회의 진영을, 우측의 철통독도부대는 신일진회 진영을 보이는 대로 인정사정없이 죽검으로 내리쳤다.

머리와 가슴부위만 제외한 채 허리와 다리 팔을 겨냥하여 닥치는 대로 내리쳤다.

죽검을 내리칠 때 나던 ‘쩍쩍’하는 소리가 온 광장에 울려 퍼지면서 외마디 비명조차도 지르지 못하고 역도들이 그 자리에서 꼬꾸라졌다.

간혹 쓰러지기를 거부하면서 안간힘을 다해서 버티면 뾰족한 축구화로 무지막지하게 촛대 뼈를 가격하여 쓰러 뜨렸다.

삼일특공대원들에게 있어 그들은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외세의 사주를 받고 통일조국을 분단시키려는 미친개로 취급되었다.


광장을 완전 제압하는 데 걸린 시간은 한 시간 남짓,

광장은 역도들의 역겨운 피냄새로 진동하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엠블런스를 부르지는 않았다.

팔다리가 부러지지 않고 아직도 멀쩡한 자들의 손에는 그들끼리 수갑이 채워졌는데 그 길이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차마 눈 뜨고서는 바라볼 수 없는 이 참혹한 광경을 북경 도쿄 워싱턴에서도 목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과격한 진압방식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는 정도의 의례적인 브리핑만 했을 뿐 깊이 개입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연방정부가 쳐놓은 덫에 반통일 세력들이 한꺼번에 걸려들어 일망타진된 사건으로 분석되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던 외세들은 이제 아무런 걸림돌도 없이 거침없이 질주하게 될 대고려연방의 향후 행보를 걱정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소설 대고려연방 (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