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167)

생활, 사람, 관계

by Sungjin Park

167. 중동에서 배운 인내와 상황 적응력


중동에서의 시간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약속은 바람처럼 미뤄지기도 했고, 일정은 해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흐름이 낯설었지만, 사막 한가운데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 땅에서는 기다림이 실패가 아니라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멈춰 서 있는 시간조차 다음을 준비하는 과정처럼 조용히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사막의 사람들은 상황과 싸우지 않고 먼저 받아들입니다.


더위가 오면 그늘로 이동하고, 바람이 세지면 문을 닫습니다.


바꿀 수 없는 조건 앞에서 억지로 속도를 내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을 조정합니다.


그래서 인내는 참아내는 힘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지혜처럼 보입니다.


상황에 맞춰 몸을 낮추고, 때를 기다리며,

다시 걸을 수 있을 때를 놓치지 않습니다.


중동에서 배운 적응력은 포기와는 달랐습니다.


지금 당장 되지 않는다고 해서 멈추지 않고,

가능해질 때를 믿으며 자리를 지키는 태도였습니다.


우리의 삶도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마다 조급해지기보다,

잠시 숨을 고르고 흐름을 살필 수 있다면 길은 다른 모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오늘의 인내는 멈춤이 아니라 조용한 준비일지도 모릅니다.


사막이 그러하듯, 견디는 시간 끝에는 반드시 다시 걸을 수 있는 길이 열리니까요.


사막생활.jpg

사진: Unsplasha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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