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선택과 결정이 몰아치는 순간들 사이에 따라오는 기댓값
기댓값을 받아치기 위해 다시 한번 내리는 결정들 후 포기했다는 상실감과 불안감
상실감과 불안감을 메꾸기 위해 강제성이 강한 선택들이 머리를 반복해 치는 순간들
톱니바퀴가 맞지 않아 어디선가 어긋난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결정을 하는 순간을 조금 더 강하게 다잡고 나아가는 나이 그리고 쌓아온 경험들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도 있지만 아직은 감당해야만 하는 것들을 외면하고 싶은 나이이기도 한가 봅니다 꽤나 많은 시간을 보내왔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100살을 기준으로 4분의 1을 지나가는 시기, 과거에 시간들이 다시 목을 조르는 순간들이 잦습니다 생각이 발 디딜 틈이 없이 가득 차 더 이상 말로 뱉기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입 벌리는 순간이 고역스러울 때 밤길이 너무 이쁘다 못해 행복감을 느꼈던 것과 정반대로 까마득한 거리에 빛들 조차 눈을 밝히는 게 싫어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요즈음
많이 지쳤고 많이 걸어 발이 아려옵니다 조금만 힘내고 싶은데 살짝만 걸어도 쉴 자리를 찾아 생산적이지 못한 무의미한 움직임을 찾아가고 편한고 익숙한 것들을 찾아 의심밭을 계속 또 계속 돌기만 합니다 출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돌다가 끝내 쓰러졌다 일어서 다시 반복만 하고 있는 거 같네요
자기혐오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아직은 어려운가 봅니다 나름 잘 버텨왔다 생각했는데 또 무너지는 순간이 다가오네요 정말 두렵고 상상 이상으로 힘이 듭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다 쓰고 노트북을 닫는 순간이 두려워서 글이 계속 길어지는 이 감정이 참으로 지독하지만 저를 돌아보고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시간은 흘러갈 거고 흐름 위에 앉아 뭐가 됐든 살아갈 거라고 삶에 의미를 찾기보다는 지금 당장은 '살아가는 것'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거 같습니다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한 거 같아요 번아웃도 슬럼프도 아닌 제 고질적인 문제를 지금 당장 타파하진 못하여도 그래도 이 시간을 그냥 살아온 건 아니라고 굳게 믿기에 빨리 나가서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힘을 가진다면 그래도 웃으며 지금에 흐름을 만끽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누군가는 행복하고 누군가는 불행하고 누군가는 삶의 끝자락에서 헤아릴 수 없는 고민을 하지만 쉬운 선택은 없고 쉬운 감정은 없습니다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라고 하는 무책임한 말보다는 가득한 생각을 비집고 힘겹게 앉아만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이 시간을 다 보내고 생각이 정리되어 자리가 넓어졌을 때 같이 앉아 웃으며 인사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너무 힘겹게 아득바득 살지 맙시다 긴 시간을 결과로만 꽉꽉 채운다면 얼마나 정 없나요 어느 시간 안에 자신을 돌보며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