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는 왜 기원의 땅인가. 루시부터 역사시대를 거쳐 오늘날 가혹한 환경에 적응하여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생명수를 매개로 한 경험을 토대로 풀어냈다. 글을 통해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의 중심에서 대지의 기원이 되는 또 하나의 광경을 관조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첫걸음
에티오피아에 가려면 예방 접종, 비자 발급이 필수적이다. 출발일 수 주 전에 지정병원에 예약하여 황열 접종을 했다. 에티오피아는 접종증명서를 요구하지 않지만, 아프리카에 가려면 필수적이라 접종했고, 약하게 이틀을 앓았다. 비자발급은 상당히 어려웠다. 에티오피아는 다양한 비자를 요구하는데, e-visa를 온라인 사이트에서 신청하고 발급을 기다렸다. 추가 서류를 요청하는 메일을 받고 보냈는데 수차례 반복되었다. 서류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둥 제대로 첨부가 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에서였다. 급기야는 출국을 이틀 남긴 금요일까지도 발급되지 않아 현지 KOICA 사무소에서 이민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여 토요일에 겨우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2월 16일에 에티오피아로 출국한다고 몇몇 지인에게 알렸었는데, 비행기 시간을 다시 확인하니 00:05분이다. 출발은 일요일인데 토요일에 모든 준비가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바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곳까지 직항이 있다는 건 생각지 못한 즐거움이다. 아프리카를 가려면 두바이나, 파리 등을 경유하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의외였다. 출국장을 빠져나와 승객이 별로 많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탑승게이트에 도착하면서부터 보기 좋게 깨졌다. 관광객과 아프리카 사람들이 뒤섞인 많은 승객이 탑승을 기다렸다. 에티오피아항공의 비행기가 일본에서부터 출발하지만, 우리나라를 기점으로 보면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까지 직항이다.
인천공항에서 아디스아바바의 볼레국제공항까지 13시간 30분 정도 비행하여 도착했다. 아프리카의 관문답게 입국심사장이 무척 붐볐다. 심사관은 비자를 확인하고 간단히 숙소를 질문하고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아프리카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순간이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는 암하라어로 아디스아베바(암하라어: አዲስ አበባ 앗디스 아버바) 즉, 「새로운 꽃」이라는 뜻이다. 오로모어로는 핀피네(Finfinne)라고 한다.
여기에는 아프리카 연합과 유엔 아프리카 경제 위원회 등 다양한 아프리카 대륙의 경제·정치 기구들의 본부가 있어 아프리카 대륙의 정치적 수도라고도 일컬어진다. 마침 내가 도착한 주간에 아프리카 연합의 정상회의가 개최되어 수시로 교통이 통제되었다.
아디스아바바는 해발 2,000m가 넘는 고원이라 낮에는 좀 덥지만 저녁이 되면 바람이 선선하다. 겨울철에는 밤에 전기장판 없이는 견디기 힘들 정도다. 건기라 그런지 한낮에도 그늘에 있으면 덥지 않아 괜찮지만, 먼지가 괴롭힌다. 경제발전에 힘을 쏟고 있어서인지 온 도시가 공사현장이다. 도로를 넓히기 위해 주변의 판잣집을 허물고 건물은 잘라냈다니 빠른 성장을 위한 명암이 느껴진다.
<그림>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 아바바의 대조적인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