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당신에게

그렇게 바람이 불어오면

by 카이엘


푸른 바람이 간지럽게 제 귀를 속삭입니다.

그대는 먼 여행을 떠나려는 듯합니다.



하얀 바람이 스산이며 제 몸을 덮칩니다.

그대는 어디로 떠나려는 겁니까.



미안합니다.


떠나는 그대에게

저는 인사 한번 제대로 못했습니다.



차마 얼굴 한번 제대로 들지 못하고,

그렇게 그대를 떠나보냈습니다.



행복은 언제나 그렇게 또 짧고,

후회는 언제나 그렇게 또 늦습니다.



그대는 지금 어디로 가시나요?

그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하얀 바람이 매섭게 저를 에워쌉니다.



떠나는 그대를 바라보기엔

창이 뭉개지어



차마 그대를 볼 수가 없습니다.

차마 손을 뻗을 수도 쥘 수도 없습니다.



제게도 작은, 푸른 바람이 있을까요?



하늘이 이어지는

푸른 서약 속에서



하늘이 무너지는

잿빛 바람 속에서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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