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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운 Jun 07. 2022

1926년 6월 7일, 스페인

정재운 전도사의 글

  1926년 6월 7일, 스페인.

  행색이 남루했던 한 노인이 길을 가던 중, 노면전차에 치여 쓰러졌습니다. 놀란 노면전차 운전자는 쓰러진 노인을 쳐다봤습니다. 그런데 노인은 낡고 지저분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죠. 노면전차 운전자는 “노숙자를 쳤군..”이라는 생각으로 그 노인을 그냥 버려두고 떠나버렸습니다.

  그 후 사람들은 쓰러져있는 노인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노인을 병원으로 옮기고자 택시를 잡기 시작했죠. 그런데 노인의 행색이 어찌나 볼품이 없었는지, 택시들은 승차를 거부했습니다. 무려 3번이나 말이죠. 결국 경찰이 나타나고서야 노인은 4번째 만에 택시를 잡아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병원에서도 이 노인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두 곳에서나 말이죠. 결국 노인은 빈민들이 치료받는 열악한 시설의 무상 병원으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 노인은 신분을 증명할만한 것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그를 노숙자로 여기고 그냥 방치합니다. 마침내 노인은 겨우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상태가 너무 악화되어 있었고, 3일 후인 1926년 6월 10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노인의 이름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건축가로 스페인 건축학의 아버지이자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축가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가 입고 있던 옷이 볼품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이 위대한 건축가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이번엔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2019년의 어느 날, 저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아마 앞서 소개한 가우디보다 이 손님의 행색이 훨씬 좋지 않았을 겁니다. 옷은 낡은 정도가 아니라 여기저기 찢어져있었고, 때가 잔뜩 껴 있었습니다. 그 손님에게서는 악취가 났고, 눈동자는 풀려있었고, 입에서는 침이 흘러내리고 있었죠.

  이 손님은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저를 힐끔 쳐다보고는 몸을 덜덜 떨며 위태로운 발걸음으로 냉장고를 향해 가셨습니다. 그리고 소주 한 병을 꺼내 그 자리에서 바로 다 마셔버리고는 제게 오셨습니다. 그 후 이 말만 반복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대신 계산하고 다시는 이러시면 안 된다며 그분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분은 동네에서 유명한 알콜 중독자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이 손님은 여러 번 찾아오셨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메뉴얼을 따라 경찰을 불렀고, 그분은 경찰들에 의해 잡혀 나가셨어요.


  저는 잡혀 나가시는 그분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 편이 무거워지며 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수님은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셨을까요? 예수님은 노면전차에 치인 행색이 좋지 못한 노인이 쓰러져있다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예수님은 알콜 중독자가 찾아왔다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예수님은 사람을 차별하여 행동하셨을까요? 여러분은 행색이 좋지 못한 노숙자 같은 노인분이나 알콜 중독자에게 다가가서 따뜻하게 말을 건네고, 그분의 손을 잡아드리고, 사랑을 담아 대하는 분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나요? “와.. 대단하다.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그 대단하고 멋진 분이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요한복음 4장을 보세요.



  아참! 그런데 여러분은 그리스도인이라면서요?

  그러면 여러분은 예수님을 닮은 사람들이니까 그렇게 대단하고 멋진 행동을 하고 있겠네요.

  그리스도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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