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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일간의 지옥: 역사상 가장 고통스럽게 사망한 남자

83일 동안 가장 고통스럽게 사망한 남자… 역사상 최악

by 사람인척

죽음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보통 죽음을 순간적인 사건으로 인식한다. 심장이 멈추고, 숨이 끊어지는 찰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때로 죽음은 긴 시간에 걸쳐 서서히 찾아오기도 한다. 마치 한 올 한 올 실이 풀려 나가듯, 몸이 무너지고, 정신이 쇠약해지고, 모든 생명력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다.


만약 죽음이 단순한 한순간의 끝이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지옥 같은 고통이라면? 1999년 일본에서 일어난 방사능 피폭 사고의 피해자, 히사시 오우치는 그 누구보다도 길고도 참혹한 죽음을 맞이했다.

피폭 peaked interest.png 83일간 가장 고통스럽게 사망한 남자의 사연

사고의 시작: 푸른빛이 번쩍였다


그날, 오우치는 동료들과 함께 우라늄 연료를 가공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원래 정해진 기준은 단 2.4kg의 우라늄을 사용하는 것이었지만, 그들은 16kg을 한꺼번에 혼합 탱크에 투입했다. 그리고 그 순간, 강렬한 푸른빛이 번쩍였다. 이는 치명적인 핵분열 반응이 일어났다는 신호였다. 곧바로 방사능 경보가 울렸지만, 이미 늦었다.


오우치는 단 몇 초 만에 17,000 밀리시버트(mSv)라는 치명적인 방사선을 흡수했다. 참고로 원자력 발전소 직원의 연간 방사선 노출 한계는 20mSv에 불과하며, 5,000mSv만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다. 그는 인간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세 배 이상 초과한 방사선을 단숨에 받아들인 것이다.

피폭2.png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 우라늄 가공 공장

피폭 이후, 점차 무너지는 신체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오우치는 처음엔 비교적 멀쩡해 보였다. 그러나 방사능의 공포는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의 유전자가 완전히 파괴되면서 세포가 더 이상 재생되지 않았다. 즉, 몸이 스스로를 치유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것이다.


가장 먼저 피부가 벗겨졌다. 단순한 화상이 아니라, 피부가 하나둘 떨어져 나갔다. 점막이 손상되며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었고, 내출혈이 발생했다. 눈꺼풀이 떨어져 나가면서 그는 눈을 감을 수도 없었다. 소변과 대변을 조절할 수 없었고, 하루 3리터가 넘는 설사를 했다. 백혈구 수치는 정상의 10% 이하로 떨어지며 면역체계가 완전히 붕괴되었다.

피폭 peaked interest1.png

의료진의 사투, 그러나 끝없는 악화


도쿄대학병원의 의료진은 그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여동생의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실험적 치료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매일 붕대를 감아도 진물과 피가 흘러내렸고, 수혈이 필요했다. 하루 최대 10번의 수혈을 받았지만, 피를 아무리 보충해도 그의 몸은 계속 무너져갔다.


그리고 12월 1일, 그의 심장이 멈췄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해 그를 다시 살려냈지만, 이후에도 세 차례 더 심장이 멈췄다. 가족들은 더 이상 이 끝없는 고통을 연장하는 것이 의미 없다고 판단했고, 의료진과 협의 끝에 연명 치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피폭.png 히사시 오우치 (35세)

마침내, 83일간의 고통의 끝


1999년 12월 21일, 사고 발생 83일 만에 오우치는 다장기 부전으로 사망했다. 살아 있는 동안 그의 신체는 점차 붕괴되었으며,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죽음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이 사고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원자력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원자력 안전 규정을 대폭 강화했으며, 작업자의 안전 교육과 방사능 노출 한도 관리가 더욱 엄격해졌다. 그러나 핵산업이 존재하는 한, 본질적인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죽음이 우리에게 남긴 것


우리는 때때로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죽음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알 수 없다. 오우치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인간의 실수가 부른 최악의 재앙이었다.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이 참사는 단지 한 사람의 비극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경고다.


죽음 앞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진정으로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오우치의 마지막 83일을 떠올리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를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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