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도 담배다...
운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있다. 창문을 내리고 커피를 마시거나, 음악을 크게 틀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혹시 차 안에서 전자담배를 피운 적이 있는가? "어차피 연기가 아니라 수증기인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차량 내부에서의 전자담배 사용이 단순한 개인의 습관이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기는 금방 사라지겠지만, 보이지 않는 잔류 물질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독'이 될 수 있다.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는 오해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좁은 차량 내부에서는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 증기는 단순히 공기 중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차량 내부 표면—즉, 시트, 대시보드, 심지어 안전벨트에까지 잔류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잔류 물질이 단순히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공기 중으로 방출되거나, 피부에 닿아 흡수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호주의 울콕 연구소(Woolcock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전자담배 잔류 물질이 남아 있는 환경에서 생활한 실험용 쥐들이 인지 기능 저하와 불안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니코틴이 포함되지 않은 액체를 사용한 전자담배에서도 기억력 감퇴와 같은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즉, 직접적인 흡연뿐만 아니라 '제3의 간접흡연(Third-hand vaping)'을 통해서도 전자담배의 유해 성분이 체내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증기 속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가 있다.
이 물질은 시신 방부 처리에 사용되는 성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어린이의 경우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성인보다 공기를 들이마시는 속도가 빠르고, 손을 입에 가져가는 행동을 자주 하기 때문에 차량 내부의 잔류 물질에 더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차 안에서 전자담배를 피운다면, 보이지 않는 독성 물질이 남아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운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차량 내부에서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미 사용한 적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차량 내 잔류 물질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 차량 내부 청소 – 시트와 대시보드를 자주 닦고, 공기 청정 기능이 있는 필터를 교체한다.
✔ 충분한 환기 –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 전자담배 사용 후 손 씻기 – 전자담배를 사용한 후에는 손을 씻어 잔여 물질이 아이들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한다.
✔ 차량 내 금연존 만들기 – 아이들이 타는 차량에서는 전자담배 사용을 삼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다.
전자담배는 단순한 개인의 기호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행동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유해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
"창문 열고 피우면 상관없을 거야."
이런 생각들이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본인 자신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차량 안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습관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 작은 변화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