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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좋다는 아침운동, 왜 오히려 피곤할까...

by 사람인척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유명한 운동 선수들이나 성공한 CEO들이 새벽 운동을 일상의 루틴으로 삼는다고 하니, 나도 한 번 따라 해보고 싶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생산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내 몸도 더 건강해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래서 몇 주 전부터 아침 6시에 일어나 조깅을 시작했다.


처음 며칠은 기분이 좋았다. 상쾌한 공기 속에서 뛰고 나면 뭔가 부지런한 사람이 된 것 같았고, 하루를 알차게 시작하는 느낌도 들었다. 주변의 조용한 분위기, 새벽 공기의 신선함, 그리고 텅 빈 거리를 달리는 경험은 확실히 색달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점점 더 피곤해졌다.


운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넘어가면서부터 오후만 되면 집중력이 뚝 떨어지고, 저녁에는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원래는 밤 12시까지도 거뜬하던 내가 10시만 넘으면 눈이 감겨 버렸다. 처음에는 단순히 운동 후유증이라 생각했지만, 점점 생활에 불편함이 쌓였다. ‘운동을 하면 활력이 생긴다던데, 왜 나는 더 피곤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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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 싶어 찾아보니, 아침 운동이 모든 사람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나 수면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오히려 피로가 쌓일 수 있다는 것. 평소에도 늦게 자는 습관이 있었던 나는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몸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에너지를 끌어다 쓰니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내 생활 패턴을 돌아보면 저녁형 인간에 가까웠다. 밤 늦게까지 집중력이 높은 편이라 주로 저녁에 일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아침 운동을 하겠다고 무리하게 패턴을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체력과 컨디션이 무너졌다. 억지로 아침형 인간이 되려다 보니 오히려 몸이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침에는 체온이 낮고 근육이 충분히 풀리지 않아 부상의 위험도 높아진다고 했다. 특히 기온이 낮은 날에는 관절이 뻣뻣한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하면 부상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한다. 조깅을 하면서 가끔 무릎이 뻐근하거나 발목이 시큰거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를 무시하고 계속 뛰었던 것도 실수였다.


그리고 공복 상태에서 하는 운동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흔히 아침 공복 운동이 지방 연소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근육 손실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밤새 에너지를 보충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몸은 근육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고, 이는 오히려 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즉, 무작정 아침 운동이 좋다고 생각한 게 내 몸에는 오히려 독이 됐던 셈이었다.


결국 나는 아침 운동을 포기하고, 점심시간이나 저녁에 운동하는 것으로 바꿨다. 점심시간에는 가볍게 산책을 하고, 저녁에는 강도가 있는 운동을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어려웠지만, 점점 내 몸이 적응하면서 피로감도 줄어들고 오히려 더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하루의 루틴을 억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 생활 패턴에 맞춰 조정하니 운동이 부담이 되지 않았다.


운동을 하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맞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었다. 꼭 아침 운동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걸 깨달았다. 중요한 건 내 몸에 맞는 시간을 찾는 것이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방식을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나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이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길이었다. 내 몸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 찾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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