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부터 페라리까지, 전기차 포기로 치른 110조 비용

12개 완성차 기업, 전동화 계획 후퇴…그 이유는?

by CarCar로트

불과 2~3년 전만 해도 완성차 기업들은 앞다투어 전기차 전환 시간표를 발표했습니다. 2030년, 늦어도 2040년이면 내연기관을 완전히 퇴출시키겠다는 선언이 줄을 이었죠. 그러나 지금, 그 약속들이 줄줄이 철회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1년간 최소 12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전기차 계획을 후퇴시키면서 신차 출시 취소, 투자 계획 변경 등에 따른 비용이 무려 750억 달러(약 110조 원)에 이른다고 추산했습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단순히 계획 변경을 넘어선 막대한 재정적 부담이라는 점이에요.



혼다부터-페라리까지-12개-완성차-1.jpg 페라리 F80 [사진 = 페라리]

가장 최근 움직임은 혼다에서 나왔습니다. 혼다는 지난 3월 12일, 2040년까지 전기차와 연료전지차만 판매하겠다던 목표를 공식 철회했어요. 향후 2년간 대규모 적자를 예고하면서까지 내린 결정이라 더욱 주목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포드, 스텔란티스, 볼보 역시 전기차 전면 전환 일정을 늦추거나 수정하는 모습이에요.


고급차 브랜드의 방향 전환은 더 극적입니다. 롤스로이스는 2030년 이후에도 휘발유 엔진 차량 생산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어요. 크리스 브라운리지 CEO는 2023년 첫 순수 전기차 스펙터 출시 이후 시장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고 설명하더라고요. 로터스, 아우디, 포르쉐도 향후 10년간 전기차 전환 비율을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혼다부터-페라리까지-12개-완성차-2.jpg 혼다 0 시리즈 살룬 [사진 = 혼다]

람보르기니는 2030년까지 예정했던 순수 전기차 란자도르 출시 계획을 백지화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대체한다고 해요. 국내 시장에서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의 수요 이동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죠. 순수 전기 주행거리 100km를 갖춘 7인승 플러그인 SUV가 준대형 SUV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지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슈테판 빈켈만 CEO는 순수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며, 엔진 소리를 잃는 것이 가장 큰 장벽이라고 진단했어요. 페라리도 지난해 2030년 전기차 생산 목표를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베네데토 비냐 CEO는 페라리 고객에게 엔진의 울림을 포기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요.


벤틀리 역시 전기차 100% 전환 목표를 폐기하고 2035년 이후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전환의 역풍 뒤에는 정책 변화가 있다는 분석이 많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전기차 구매자 대상 연방 세제 혜택이 종료됐고, 충전 인프라 투자와 탄소 배출 규제도 후퇴하는 분위기입니다.


유럽연합 역시 탄소 배출 목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내연기관차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고한 가운데, 전기차로의 전환은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현실이 업계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셈이죠. 과연 이 흐름은 계속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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