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감성 입은 프리랜더 콘셉트 97의 반전 스펙
1997년 처음 등장해 오프로드 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랜드로버 프리랜더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단순히 이름만 빌려온 수준이 아니라, 재규어 랜드로버와 중국 체리자동차가 손을 잡고 독립 브랜드로 새롭게 런칭한 건데요. 이번에 공개된 '콘셉트 97'은 초대 모델이 태어난 연도를 이름에 담아 그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죠.
재미있는 건 이 차가 랜드로버의 하위 라인업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레인지로버나 디펜더 같은 기존 프리미엄 체계와는 별개로 독자 노선을 걷기로 했거든요. 랜드로버의 헤리티지는 그대로 가져가되, 전기차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선택한 셈이라 업계에서도 관심이 대단하더라고요.
디자인을 보면 디펜더 특유의 각진 실루엣이 떠오르면서도 초대 프리랜더의 향수가 짙게 묻어납니다. 특히 전장이 5,100mm를 넘고 휠베이스가 3,000mm에 달하는 거구라 실내 공간이 정말 광활할 것 같아요. 2열과 3열을 합쳐 총 6명이 탈 수 있는 구조인데, 가족 단위 이용자들에게는 꽤나 매력적인 구성이죠.
기술적으로는 체리자동차의 차세대 E0X 플랫폼을 사용했다는 게 핵심이에요.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충전 속도가 어마어마한데, 6C 급속 충전을 지원해 최대 360kW까지 뽑아낼 수 있거든요. 이 정도면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사이에 배터리가 꽉 차는 수준이라 충전 스트레스는 거의 없을 듯하네요.
성능 수치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트리플 모터를 얹으면 최고 출력이 무려 554마력까지 올라가는데,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가속감이 상당히 짜릿할 것 같아요. 여기에 퀄컴 스냅드래곤 8397 칩셋까지 탑재해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스마트폰만큼이나 매끄럽게 돌아갈 준비를 마쳤더라고요.
사실 국내 시장에서 3열을 갖춘 전기 SUV를 찾으려면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잖아요. 현대 아이오닉 9이나 기아 EV9 정도가 대표적인데, 가격대가 보통 7,000만 원을 훌쩍 넘어가서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그런데 프리랜더가 랜드로버의 감성을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에 들어온다면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기차 시장이 캐즘을 지나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이런 개성 있는 모델들의 등장은 언제나 환영이죠. 아이오닉 9을 기다리던 분들에게 이 정도 스펙의 프리랜더가 5,000~6,000만 원대에 나온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 것 같나요? 랜드로버의 감성이냐, 아니면 국산차의 편의성이냐 참 고민되는 문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