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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Jul 22. 2023

해 질 녘 두물머리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feat. 노란꼬마차)

폭염경보가 계속 끊이질 않았던 하루입니다.

해 질 녘 가족들과 노을을 보러 나갔습니다.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내 머리 위로 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저녁이 되면 더위도 잦아들겠지 했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바람 한 점 없습니다.

한동안 폭우로 대한민국이 들썩였는데, 

요즘 하늘이 인간들에게 아주 단단히 화가 났는지

폭우와 폭염을 연달아 교대로 선보이네요.

두물머리의 명물 연잎 핫도그 하나 들고,

산책로를 천천히 걷습니다.

등줄기로 땀이 또르르 흐릅니다.

이제나 저제나 예쁜 노을 보겠다고

 한 참을 기다렸습니다. 흑흑! 하지만 이런!

 구름이 너무 많아서 쉽지 않네요.

헌데, 순간 햇님이 짠!

 하고 구름 안에서 나왔습니다. 오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이 더우나 추우나

한결같이 

  자리에 서있는 연잎핫도그 홍보용

노란 꼬마차를 지는 해가 !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줍니다. 입이 떡 벌어지네요!

절묘한 각도와 빛의 따스함 정도가 기가 막히네요.

(참고로 진짜 무보정 사진입니다)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


PHOTO BY 꿈그리다

마지막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연잎핫도그!

기름에 퐁당 들어갔다 나온 연잎 핫도그는

설탕밭에서 한번 떼구르 구른 뒤

삼선 슬리퍼의 모양처럼 노란 머스타드로 쭉쭉

세줄을 긋습니다. 빨강 토마토 케첩이

지그재그 스케이트 타듯 줄을 잇고요.

 그 본연의 자태를 뽐냅니다.

먹음직 보암직한 고소한 핫도그!

연잎가루 반죽이라 연잎 핫도그라 불립니다.

신기하게도 연잎가루가 핫도그의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무더위 속에서 핫도그 한 입 베어 넣고 고개를 들어 하늘 구경합니다. 반짝반짝! 해주변의 해무리가 둥근 원을 그리며 - 하루의 마지막 인사를 하려는 듯이 -더욱 밝은 빛을 내고 있습니다.

PHOTO BY 꿈그리다

이제 어느덧 방문객들이 하나둘 발걸음을 돌리고, 고요합니다.  저녁바람이 드디어

살랑~등장합니다.

초록잎 연잎들이 한들한들 바람에 나부끼네요.

 바람에 그윽한 연꽃 향기가 사방에 퍼집니다.

향기가 우아함 그 자체네요.

핑크빛 머리를 다소곳이 들고 있는

연꽃들이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석양빛이 연잎 사이로  스며들어 더욱 찬란합니다.

뉘엿뉘엿 지는 붉은 노을이 구름에 비춰

구름은 핑크, 보라, 청보라 빛으로

곱게 물듭니다.

오랜만이라 더욱 반가운 석양입니다.

비록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였지만

아름다운 저녁 풍경을 선물해 주었네요.

자연이 만들어낸 멋진 풍경을 보며

감사의 마음이 풍성해지는 하루였습니다.

Thanks to green world

PHOTO BY 꿈그리다
지난 며칠 동안 전국 폭우 피해와 그로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분들의 소식으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핑계 같지만 마음이 무거워서 글도 덩달아 써지지 않더군요. 아시는 분도 계실 테지만 저의 글이 대부분 자연에서 발견한 단상들이거든요, 멈추지 않고 매섭게 쏟아붓는 비가 원망스럽기도 했고요. 부디 여러분 계신 곳 곳곳에 더 이상 피해가 없길 기도합니다. 또한 우리도 자연을 더 훼손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도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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