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언제나 혼자였다

혼자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삶

by Crystal

타지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생각보다 특별한 일이다.

익숙한 것 하나 없는 곳에서,

말 한마디, 눈빛 하나가 통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 자체로 큰 위로가 된다.


나는 처음 만난 그 사람을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믿었다.

나와 비슷한 성격, 비슷한 생각, 비슷한 감정.

그 사람은 내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았고,

숨기고 싶은 마음마저 받아주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그 사람은 나를 견제했고,

때로는 내 마음을 흔드는 말을 했으며,

필요할 때만 다가오는 사람이었다.

나는 처음 느꼈던 편안함 때문에

감정을 숨기고, 내 마음을 접고, 괜찮은 척을 해야 했다.


그렇게 내 마음을 지켜주는 ‘두 번째 나’ 같은 존재를 만났다.

가족 같고, 절친 같았던 동생.

숨겼던 이야기와 상처를 이해해 주는 사람.

그 동생과 함께한 순간만큼은

진짜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동생 역시 나를 배신했다.

내가 믿고 마음을 나눈 사람은

결국 그 처음 만난 사람과 가까워지고,

나를 흉보고, 욕하며 다니고 있었다.

진심으로 믿었던 사람이 사라지는 아픔.

가까웠던 관계가 남이 되는 느낌.


남편과의 관계도 다르지 않았다.

16년 동안 같은 공간에서 살았지만,

남편은 자신의 일, 친구 문제,

심지어 시댁의 대소사조차 나와 공유하지 않았다.

나는 기대고 싶었지만,

그는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가장 힘들고, 가장 슬플 때조차

남편은 나에게 타인보다 더 먼 존재였다.


나는 내 이야기를 줄이고,

혼자 감당하는 데 익숙해졌다.

결혼이라는 관계 안에서

나는 ‘혼자서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갔지만,

사실은 익숙해진 것뿐이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나는 묻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혼자라는 외로움이 무겁게 느껴지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하지만 기대조차 쉽게 할 수 없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매번 내 마음을 접어야 한다.


그리고 오늘, 나는 또 다른 질문을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이 감정 그대로 정리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아이들을 위해

그 감정을 숨기고 참으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


아이들을 위해 마음을 접고 살아간다면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한다면,

결국 그 상처는 아이들에게도 이어질 것이다.


선택은 쉽지 않다.

나 자신과 아이들 사이에서

어느 쪽이 더 큰 책임인지,

어느 쪽이 더 중요한 행복인지

매일 고민한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다.


그래, 난 언제나 혼자였다.

내가 선택해야 하고,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 선택과 책임은 남이 대신해주지 않는다.


외롭고, 지치고, 서운해도,

결국 나 자신을 지키는 사람은 나뿐이다.

오늘도 나는 작은 마음의 결정을 반복하며

조용히 나를 지킨다.


그리고 언젠가,

내 선택이 조금 더 명확해질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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