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 엄마도 성장하는 중입니다

_엄마로 살게 해줘서 고마워

by 조안나


자녀를 가르치고 돌보다 보면 그전에는 기억에도 없었던 유년의 일들이 신기하게 떠오르곤 한다. 그 기억은 다행스럽게도 나에게 반면교사의 가르침을 주곤 했다. 어른의 눈높이로 쉬운 일이 아이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는 가장 분명한 전제를 자주 잊고 “넌 이런 것도 못 하니?”나 “이것도 한 거니?” 라는 말을 들으며 성장했다.


그 말을 많이 듣고 자란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했지만 일을 잘해 놓고도 왠지 못한 것 같은 느낌에 시달렸다. 자신감 없는 성격과 스스로 평￲가절하 하려는 심리적 특성이 정신에 깊게 스며든 거였다. 그런 점이 사람들에겐 겸손함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나는 나를 속일 순없었다. 내 아이들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괜찮아, 정상이야. 이런 말을 많이 해 주었다. 아이들은 잘 못해도 겁먹거나 긴장하지 않고 가볍게 웃￴어넘겼다. 어린 시절의 나처럼 의기소침하지는 않았다. 좌절하지 않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그러고 보면 양육자로부터 어떤 말을 얼마나 많이 듣고 자랐는지가 내면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제일 중요한 요소 같다. 아무리 학습이나 공부가 삶의 질을 바꿔 준다고 하나 심리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견뎌낼 힘이 약하게 되면 근사하게 지은 성이라도 모래 위에 지은 것처럼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게 된다.


나의 우울했던 유년 그리고 내 엄마의 불안한 결혼생활을 이제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나이가 되었다. 그렇지만 불현듯 내 안에 아이가 울면서 보채면 엄마에게 성난 얼굴이 되어버린다. 모녀관계엔 그런 게 있다. 이럴 때마다 엄마가 나에게 그때는 미안했다고 말 한마디만 해준다면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 텐데 여전히 변명이나 자기를 변호하는 모습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마음이 상하여 이야기하고 싶지 않고 마음의 문을 더 굳게 닫는다.


그래서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그런 노력 덕분인지 두 아이는 비교적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자라고 있다. 운동화에 구멍이 났어도 개의치 않고 메이커 옷이나 가방을 특별히 고집하지도 않는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성호경을 바치고 자녀를 위한 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안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모두가 지켜야 할 기본이 점차 사라지고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만 하기나 하지 분별 자체가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자녀를 잘 기르는 것에 대해 도전을 받는다.


함께 몰려다니며 놀던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따돌림과 폭력의 사건에도 부모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 뭘 그런 것 가지고 문제 삼느냐는 부모에게 무릎에 어른 손바닥만 한 멍을 보여주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친구를 따돌리는 행동을 한 것에 대한 반성은 커녕 원래 따돌림을 받을 만한 짓을 했다는 이야기로 자신의 잘못을 교묘히 벗어나려는 태도를 볼 때 분노와 착잡한 마음이 생긴다. 저 아이 부모의 기본은 무엇이길래 본질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는가.


자기 자식하고만 잘 지내면 그만이라는 계산적인 생각에 야단치지 못하고 자녀의 눈치를 살피는 것일까. 부모￰니까 자기 자녀에 대한 보호가 본능적으로 나오게 마련이지만 자기 자식만 감싸는 현상이 초래하는 사회적 문제를 알면서도 본질적인 것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타인의 행동을 보면서 들었던 이 생각은 사실 나 자신에게도 물어야 할 질문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어떠한가.


살아가면서 생기는 모든 일에 대해 본능적인 감정을 내세우고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습관에서 나는 얼마나 벗어나 있을까.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갈등이 생겨 해결하려 할 때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차분하게 생각하려 한다. 특히￷나 자녀를 혼자서 양육하는 상황에서­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자녀에게 비교적 안정적 미래를 주기 하기 위해 애쓰는 노력이 자녀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어 관계를 틀어지게 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면, 나는 아주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일 것이다. 내가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영원히 모르고 살았을 것을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알게 되고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멈추지 않게 되어서 감사하다. 언젠가 내가 홀로 묵주기도를 하고 있을 때 아들이 다가와 함께 묵주기도를 했던 적이 있다. 엄마를 위해 무거운 짐도 들어 주고 엄마가 마음이 힘들 때 웃게 하려고 노력했던 아들이다. 본성이 참 선한 아이다. 좋은 본성을 잘 지키며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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