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좋은 어른 되기
아이와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한 편을 봤다. 1편에서 나온 감정 외에 다양한 감정이 출현한다. 전편에선 주인공을 이끄는감정이 기쁨이었다면 2편에서는 불안이라는 감정이다. 불안은 늘 미래를 준비하려는 본능에서 나오고 과도하게 나올 때 많은 갈등과 어려움을 만든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딸이 말했다.
“엄마는 불안한 감정이 많은 것 같아요.”
맞다. 나를 살게 하는 감정은 불안이 맞다. 어떻게 살아왔길래 불안과 걱정이 많은지. 물론 불안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불안감 때문에 마음껏 즐기지도, 웃지도 못하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처한 객관적인 현실을 바라보자면 불안을 쉽게 덜어내기 어렵다.
나는 늘 준비해야만 할 것 같다. 내 부모의 장례나 내가 당장 아프거나 한다면 내 아이들은 어떻게 하지? 또 내가 아프다면 이 어린아이들이 나를 간호할 수 있을지 등등을 생각하면 불안하다. 불안 지수가 높은 사람 중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은땀까지 흘리는 등의 신체적 반응까지 심하여 약을 먹기도 한다. 나는 다행히 신앙생활을 하고 기도를 통해서 나의 불안과 마주하며 불안을 조금씩 잦아들게 할 수 있다. 불안의 가장 큰 요인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므로 신앙적으로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 것인데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믿음의 종착지는 구원이기에 죽음에 대해 묵상할 때 그렇게 침울하지 않다. 다만 나는 남겨진 두 아이에대한 아련한마음에 대해서 걱정이 많은 것이다. 그 부분은 엄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시작한 일은 매일 아침 눈을뜨면 성호경을 긋고 자녀를 위한 기도를 드리고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이다. 인간이 잠을 자고 저절로 눈을 뜨는 매일의 반복되는 행위가 왜 그렇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지가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다. 눈을 감았다가 뜨지 못하는 수도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사람들의 입에 호상이라는 말이 오르내리겠지.
아침이 되면 알람도 울리기전에 눈이 저절로 떠지는그 순간이 가장 괴로웠던 시절이었다. 다시 살아내야하는구나, 하고 절망하면서 일어났던 시절이었고 이혼하고 3년 정도 그런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나는 어린아이들의엄마이고 보호자라는 책임감에 꾸역꾸역 힘을 내서 살았지만 힘든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기도했다.
“주님, 저는 힘이 부족합니다. 가족, 친척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저희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들을 많이 오게 해주십시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성호경을 바치고자녀를 위한기도를 드리고 신심을 돕는 신부님 강론을 들으며 아침식사 준비를 했다. 그후로 내 입장에선 신기한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흔한 일에불과하다고생각할 수 있으나 그러기엔 너무 많다. 집근처 미용실이 이사를 나가고 리모델링되어 다른가게가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곳에 어떤 업종이 들어 오게 될지, 그곳에 오는 분과 나와의 관계 또는 내 아이들과의 관계는 장담을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전 미용실 젊은 분들처럼 왕래가 없을수도 있지 않는가. 그런데 새로 카페를 오픈한 주인분은 초등학교 교사로 계셨다가 퇴임하고 제주로 내려오신 분들이니 내가 바라는 소망에 근접한 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 주님. 나의 어려움을 알아주시는구나. 나는 나의 마음을 감사로 채우지 않을 수없었다. 카페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셨다.
동네에 카페가생기니 딸아이는 그림 도구를 챙겨서 카페에 자주 가고 그곳에서 그림도 편하게 그리게 되었다. 빵집이나 선물가게가 생겼다면 가능했을까? 내 기도가 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저 우연의 일치 같은 일 정도로 여길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오래,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만이 아는 영역이라 설명하기 어렵지만 주변에 가족이 아닌 이웃분들에 의해 도움 받고 있다는 것을 내 눈으로 볼 때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나를 돌보고 계시다는 확신을 받는다. 우리는 모두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이구나. 도와달라는 말을 하기까지 자존심이 상하고 자신이 별 볼 일 없이 느껴지는 도전을 받기도 하지만 모두가 같은 입장일 수 있으니 서로에게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봐야 함을 다짐한다. 나도 받은 만큼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향해 있어야 함을 되새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욱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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