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 걸으멍 그리멍

_올레를 걷다가 그림을 그리네

by 조안나


이중섭 예술인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은데 제주도에는 더 좋은 곳이 있다. 파도 소리와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흰 도화지￶를 채울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무엇을 그릴지 준비￱하지 않아도 가만히 앉아서­ 주변만 둘러봐도 금세 영감이 떠오르게 된다. 학원을 가지 않으니 평일이라도 언제든여행자 모드가 될 수 있다. 마음이 동할 때바로 떠날 수있도록 챙겨둔 여행 가방처럼 야무지게 준비해 둔 딸 아이의 아트박스를 챙겨 학교로 향했다.


지퍼가 달린 자주색 손가방 안에는 고체 수채 물감과 수채화 종이와 붓 그리고 연고와 밴드 심지어 손톱깎이까지 촘촘하게 들어 있다. 딸아이의 성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교문 앞에서 만나서 나는 아트박스를 흔들어 내보인다.


“우리 갈래?”

“콜~~~~~!”


엄마의 갑작스러운 제안을 언제까지 선뜻 받아줄지 모르지￶만 4학년이 어린 나이는 아닌데 나의 제안을 늘 받아줘서 고맙다. 대장금 촬영지였던 외돌개로 향했다. 외돌개는 할망바위로도 불린다. 어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살았는데 바다에 나간 할아버지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자 바다를 향해 통곡하다가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전설이 있는 관광지라서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올레를 걷다가갈림길이 나오면 매여 있는 끈을 보면서 가면 된다.


“우와! 대박 이 나뭇잎은 내 몸보다 크네.”

“나뭇잎 모￰양이 전부 다 달라.”


그러고 보니 녹색 잎이라 비슷하겠지 싶었던 나뭇잎이 엇비슷한 것 하나 없이 모두 다 다른 모양이었다. 그중에서 앞 뒷면의 색깔이다른 나뭇잎을 발견했다. 앞면은 녹색 뒷면은 은색을 띠는 이Ì 나무 이름이... 혹시? 말로만 들어왔던 은사시나무? 싱그럽고 고급스럽게 아름다웠다. 나뭇잎을 수집하며 걷고 있던 딸아이의손에 은사시나무잎이 쏙 들어갔다. 뒤에서­ 천천히 관찰하며 쫓아가던 나는 이제 곧 앉을 자리를 찾을 거라는 감이 왔다. 역시나 맞았다. 갈색 긴 벤치에앉아 그림 도구들을 꺼내더니 수집해온 나뭇잎을 펼쳐 놓고 도화지 위에서 구성한다. 나는 보고 그릴 줄 알았는데 나뭇잎을 종이에 대고 그린다. 요령 부리는 모습도 귀엽다. 나뭇잎들이 포개어지고 포개진 면에 물감이 조금 진하게 물든다. 수채화의 아름다움이다.


올레를 지￶나가는 관광객들 한 무리가 멈춰서 그리는 모습을 보다가 다시 가고 다른 이들이 다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간다. 나는 멀찍이 물러난 곳에서그 광경을 바라보기만 한다. 처음에는 그림을 그릴 때 말 거는 사람이 있으면 수줍어서멈추던 아이였지만 이제는 자신의 작업을 계속 해 나가고 말을 걸어오는 이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그 과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했다. 계획하고 준비해서 가르치는 것도 있지만 좋은 환경에 두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자연 안에 살면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큰 욕심 없￸이 사는 삶이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엄마의 소박한 행복론을 너무 일찍 주는건 좋을까 나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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