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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연 Feb 16. 2022

인생이 재밌으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인생에 취미가 없고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은 분들을 위하여

 20살 여름 방학 때 코딩만 하면서 보냈었다. 날이 너무 덥다 보니까 아침 일찍 와서 늦은 오후나 저녁쯤 갈 수밖에 없었다. 제일 오래 앉아있었던 맞지만 머리를 써서 코딩하는 게 습관이 되지가 않으니까 실력이 늘지 않았다. 코딩을 하고 싶었다기 보단, 해야 했었다.


고3 때는 해야 한다는 다짐 하나로 1년을 버텨왔었다. 고3 아니더라도 목표를 하나 세우고 배수진을 친 채로 달릴 때마다 좋은 성적이 나왔기에 이 방법이 나랑 맞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의지가 하나도 생기지 않았다. 나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했던 독기가 몸에서 싹 다 빠진 느낌이었다. 독기를 품고 열심히 하는 것에 별 노력이 들지 않았던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내 의지와는 별개로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도 내가 전기 전자나 기계 쪽으로 갈 것도 아니면 공대에선 코딩이 나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기준 중 코딩 하나만 잡고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면서 계속 깎아내렸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병든다는 느낌이었고, 인생에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동기 언니한테 마음을 털어놓았는데, 언니가 인생이 재미없는 건 심각한 거라고 말해주었다.

 사실 해야 하는 것 앞에서 재미를 따지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고 당연히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남이 봤을 때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충격이었다. 그래서 3월 초에 상담을 했던 교수님께 찾아갔다.


 교수님도 언니와 똑같은 반응을 보이셨다. 재밌는 일을 찾고자 다양한 일을 시도했지만 뭘 해도 재미가 없다는 것을 교수님께 털어놓았다. 그러니 교수님께서 아직 재밌는 걸 찾지 못했기 때문에 재밌는 일이 없는 거지 절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닐 것이며, 다양한 걸 도전해보며 인생에서 재밌는 걸 찾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지 코딩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씀해주셨다.


 20살, 1학기 때는 내가 입학한 대학에 만족하지 못했고 나보다 더 좋은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은 출발선에서 이미 앞서있다. 대학 입학은 19년 동안 해온 총량으로 결정이 나는데 나는 그들이 이미 채운 공부를 하지 않았으니 남들 논다고 똑같이 놀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고3 이상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었다. 남들 공부할 때 나는 논 것을 채우는 게 당연하지만 사실 억울한 마음이 있긴 했다. 그래도 당연함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았다. 사실 진짜 공부는 나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고 싶고, 내가 재밌으려고 해야 되는 건데, 억울함이 든다는 건 얕은 수준의 공부였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공부는 나중에 깨달았다.


 아무튼 내 인생에서도 취미를 찾고 싶었고 내가 해보지 않은 것들로부터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연애를 시도했었다. 그런데 차이면서 세상에 나를 사랑해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충동적으로 변리사 시험을 준비했고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일기를 적고 책을 찾아서 읽었다. 치열하게 나를 사랑해주고자 노력했고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나에게 있어서 고쳐야 할 점을 싹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정리를 깔끔하게 하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하게 되었고, 평생 그렇게 안 읽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 북토크 활동이라고 서평을 쓰면 원고료를 받는 활동이 있는데 서평을 쓰면 댓글도 달려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남에게 소개해 줄 수 있고 내가 쓴 서평이 남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건 인생에서 잘 느껴보지 못했던 큰 기쁨이었다. 그래서 책을 더 읽게 되었고 책을 읽는 방법을 터득하니까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도 깨닫게 되었다.


 한 권의 책을 읽기 위해선 그 책을 읽고 든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또 많은 책들을 찾아서 읽어야 한다. 즉, 내가 배움의 주체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가 궁금한 것들을 배우면 배울수록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모든 일에 있어서의 주연은 나였고 내가 나를 챙긴다는 행위가 자존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아는 만큼 보이다 보니 그만큼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았다. 그래서 공부가 인생의 즐거움이 되었다.


 즉, 세상에서 가장 질리지 않으면서도 커다란 기쁨을 가져다주는 배움을 취미로 삼게 되었고, 인생이 정말로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더 재밌게 살고 싶어서 더 공부했었고 자유로웠다. 예전에는 지식을 습득해도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겼는데 이제는 지식이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느낀다. 모든 지식을 나의 상황에 적용해보며 지혜를 얻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움은 행동이 된다. 배움은 남에게 정보를 듣는 것이지만 행동은 내가 주체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책이 업이 될 수 있는 서포터즈 활동, 블로그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서 인터넷에 나의 기록을 점점 남기게 되었다. 또한 내가 남한테 얻은 배움을 내가 이제 남한테 전하는 것 또한 업이 될 수 있기에 요즘은 세상이 만들어 둔 업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의 업을 주체적으로 만드는 것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


  남의 철학을 공부하는 것을 넘어 나의 철학을 확고히 하고 싶고 그 철학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자쾌를 찾은 요즘은 정말로 인생이 행복하다.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뚜렷한 취미도 찾기 힘드신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을 보면서 힘내셨으면 좋겠다.



잘해야되는 활동이 아닌 나의 재미를 위한 것들로 인생을 채워나가세요! 재미가 있어야 인생입니다

여러분의 취미 활동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남겨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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