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시게!
온풍에 조끼를 버렸네
춘곤증에
공원에 산책 나갔더니만
겨우내 잠자던 친구들이
마중 나와 반기더이다~
꽃봉오리가 미소 짓고
앙증맞은 작은 얼굴로
푸르른 연녹색의 잎새도
잔인한 사월을 예고하더이다
머리 위의 하얀 꽃과
이마의 깊은 세월의 흔적은
한층 더 잔인함을
쓸쓸하고 황량하게
가슴을 후빌 것이오
환갑 지난 지 몇 해지만
내 인생에
푸름과 파릇함이
묻어나던 시절이 있었나 싶소
새로운 친구들을 바라보며
한숨짓기엔
아직도 갈길이 멀잖소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