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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세레나데

설경3.jpg

겨울, 그와 이별

늘상 홀로 흠모해왔던
그녀와 난
지난가을...
만추의 분위기를 만끽하는
도심의 한산한 거리에서
조우했다


차갑게 느껴지는 냉소적 미소가
매력으로 다가온 그녀와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사랑에 빠져들었어


굴러가는 낙엽과 함께
가을과 작별을 고하고
나뭇가지의 마지막 남은 잎을 떨구는 찬바람에 옷깃을
여며 잡고 말없이 한 방향으로 걸었지


붉게 물들여진 석양을 바라보며
뒹구는 낙엽 위에 작은 속삭임을 같이 들으며 설레었다
수평선 은빛바다도
파도소리 들리는 산행도 우린 같이했어


밤하늘 달과 별의 추억도
되새기며 검은 하늘에 날리는 눈발에 가슴은 벅찼지
꽁꽁 언 손을 맞잡고 짙은 커피 향이 코를 찌르는

카페의 포근함에 몸을 녹이기도 했어


중년의 외로움과 고독을
하얀 눈 밭에 발도장도
찍으며 영화의 한 장면도
연출했지만


그렇게 그렇게 흐르는
꿈같은 시간 속에
우린 또 헤어져야만 했어

짧은 추억을 가슴에 안고


사랑하기 때문에
더 좋은 기쁨의 재회를 위해
저며오는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그녀를 보내야만 했어


아쉬움에 아쉬움에
놓아주기 싫었지만
다시 만날 그 순간의
감동을 생각하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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