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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기분

by 대전은하수 고승민

주말,
아 좋아.
아니, 싫어.
기다려지던 주말?.

힘겹게 달려 겨우 도착한 끝에,
거실 바닥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
독백처럼 중얼거린다.


"힘들다 힘들어"

“그래도 다행이야, 주말이야.”

누군가는 기분 내러 나가고,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나는 꾸역꾸역 안주를 준비해

한 잔을 따른다.


술과 술이 섞이며 일으키는

거품의 눈요기로 음미하며

목을 타고 넘는 시원함에

한 주의 기분을 털어낸다
내게 주어진 이 짧은 위로와
한숨 돌리며 고마움을 느끼며.


그러나
또 한 주일만큼, 나의 생명은 줄어들고
기다리던 주말은 이젠 편하지 않다.
쉬어야 하는데, 쉬는 법을 잊은 것 같다.
육체의 힘듦보다 정신의 피로가 쌓인다


머릿속엔 벌써 월요일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조용히 한 잔을 들이키며 생각한다.

이건 위로일까, 체념일까.

그래도 이렇게라도 숨을 쉬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화면 캡처 2025-05-29 20132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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