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아직은 모두 꿈속에 머물 시간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영화 속으로, 추억 여행을 떠나본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단순히 스크린 속 이야기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게 된다.
때론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고 배경의 풍경에 취하고 그 속에 있다는 착각에 이른다.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다.
음악이 더하면 짜릿한 카타르시스가 밀려온다.
낯선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이다
내게 파리가 그랬다.
파리라는 단어만 들어도 설레는 마음이 있어, 영화 '파리, 텍사스'란 제목의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프랑스 파리를 떠올렸다. 하지만 영화 속의 파리는 프랑스 파리가 아닌 미국 텍사스에 있는 또 다른 파리라는 지명이었다.
낭만의 파리를 기대했고 생각은 어긋났으나 '파리'라는 이름의 마법이었는지 모른다.
서양 영화를 보다 보면,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또는 파리에 대한 대사가 참 많이도 나온다.
로맨틱한 낭만의 도시, 패션의 중심지, 그림, 음악,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예술의 도시,
그 파리는 예술가들이 사랑한 도시.
나는 아직 파리를 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영화 속 장면과 감정, 낭만이 넘치는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연기자들의 연기에 매료돼 언젠가 가보고픈 꿈의 도시가 되었다.
최근에 본 파리를 배경으로 한 '에밀리 파리에 가다'란 시리즈 물은
파리의 거리와 그 속에 낭만과 사랑이 꽃피는 도시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여주인공의 상큼한 예쁜 모습과 일과 사랑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아주 흥미 넘치는 이야기였다.
파리를 로맨틱한 도시로 만드는 스토리는 많지만
무엇보다 오래된 역사와 건축물의 아름다움과 서정적인 도시의 분위기가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
에펠탑이 먼저 떠오르고,
노트르담 대성당, 몽마르트르의 언덕, 센강과 퐁네프다리, 그리고 노천카페와 거리의 악사들..
이 모든 것이 파리의 감성이 묻어 나는 배경이다.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면
몽마르트르 언덕, 베르사유 궁전, 센강 주변, 로댕 미술관 등이 배경 화면으로 비치며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
소설가 헤밍웨이, 미술가 피카소, 달리와 같은 현대에서도 추앙받는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주인공이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1920년대로 돌아가 그들을 만난다.
비록 픽션이지만,
그 유명한 예술가들이 파리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도시, 예술가의 심장이라는 것이다.
파리는 사랑과 감성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센강과 에펠탑의 아름다운 조명아래 연인들의 이야기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작가들이 그려주는 초상화,
노천카페에서의 와인, 커피 한잔 앞에 놓고 서로 바라보는 시선들..
이런 장면들이 세계인의 로망이 되었고 낭만의 도시라고 각인시켜 왔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은
퐁네프 다리에서 만난 거리의 남녀가 펼치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부랑자와 예술가, 꿈과 절망, 빛과 어둠이 뒤엉킨 도시 파리.
화려한 낭만과 아름다움의 도시 속에 숨겨진 잔혹함도 있는
모순된 공간이라고 영화는 말한다.
내가 사랑하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는
파리가 배경은 아니다. 주인공들이 꿈꾸는 낭만과 예술의 도시로 '파리'를 언급한다.
파리의 재즈바를 꿈꾸고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이상과 예술을 파리와 연상 짖는다.
하나의 도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양하게 담아내는 그릇이다.
영화는,
예술은 한 곳 한 시대에서만 숨 쉬는 것이 아니다
상상의 나래를 펴고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 중에 아름다운 낭만은
파리에서부터~
오늘 지나간 영화 한 편을 다시 보며 배경이 된 도시,
파리는 상상 속에 가장 로맨틱한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