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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깡

by 대전은하수 고승민

바리깡

화면 캡처 2025-06-29 161904.jpg

그 옛날 어린 시절

내 머리카락 뜯어먹던

바리깡


동네 이발소 아저씨

겁먹어 한 마디 못하고

울컥 삼킨 아픔이 서러워


세월의 땀방울에

기름 먹여 녹 닦아내던

수동 바리깡


손 바리깡 사라진 지 그 언젠가

그 자리 차지한 전동 바리깡

가위 친구되어 윙윙 거리네


몸져누운 아버지 머리 위해

몇 번 사용할까 걱정하며 구입했던

전동 바리깡


내 손안에 바리깡이

삼 년을 넘게 동행해 주었네

아, 십 년만 더 내손 타줬으면.


세월은 도구를 바꾸었어도

아버지를 향한 내 마음은~

바리깡은 추억이 아닌

사랑의 손 끝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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