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깡
그 옛날 어린 시절
내 머리카락 뜯어먹던
바리깡
동네 이발소 아저씨
겁먹어 한 마디 못하고
울컥 삼킨 아픔이 서러워
세월의 땀방울에
기름 먹여 녹 닦아내던
수동 바리깡
손 바리깡 사라진 지 그 언젠가
그 자리 차지한 전동 바리깡
가위 친구되어 윙윙 거리네
몸져누운 아버지 머리 위해
몇 번 사용할까 걱정하며 구입했던
전동 바리깡
내 손안에 바리깡이
삼 년을 넘게 동행해 주었네
아, 십 년만 더 내손 타줬으면.
세월은 도구를 바꾸었어도
아버지를 향한 내 마음은~
바리깡은 추억이 아닌
사랑의 손 끝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