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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머무는 창

창 안의 나, 창 밖의 너

창을 사이에 두고

늘 바깥을 그리워한다

햇빛도, 바람도, 잎들도

어쩌면 '너'였는지 몰라.


창밖 화단의 작은 나뭇잎들이

바람을 타고 춤을 춘다.


따가운 햇살을 피한

블라인드 틈으로 엿보이는

살랑이는 잎들,


낮은 가로등 아래

시들어 가는 작은 꽃송이는

춤이 부러운 듯 주시한다.


시든 꽃과 마주 보는

창 안의 화초는

햇빛이 그립고

바람이 부럽다.


나는 그 안에서

꽃도 화초도

바람도 되지 못한 채

창 안과 밖을

그저 멍하니 바라본다.


너는,

지나는 바람이었고

낙엽 될 잎사귀 하나였고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

한 때의 나였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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