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릉 쾅쾅~~
아직 대낮인데
하늘은 짙은 잿빛 구름이
땅거미 지듯 천둥을 데리고 왔다
살랑이는 잎들 위로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진다
곧 쏟아질 것 같은 소낙비를
숨죽인 세상이 기다린다
며칠 째 비를 기다렸다
왜?
딱히 할 일이 없어
오로지 비를 기다린다
슬프게도 의욕이 없다
머리도 가슴도
텅 비었다
공허함에 비라도 적셔지길
순간, 하늘이 번쩍였다
천둥 뒤를 번개도 따라왔다
후두두둑 후두두둑
쏟아붓는다
비의 신 '바알'이여
천둥 번개의 신 '토르'여
구름을 지휘하는 신 '운사'여
부디 이 비로 내 머리와 가슴을
두드리고, 적셔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