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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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남이 두렵다

꿈조차 꿀 수 없기 때문이다.

새벽이 두렵다

빛 앞에서 내가 초라해지기 때문이다.

주말이 두렵다

휴식 속에 내 삶의 일곱 날이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봄이 무섭다

계절 예찬이 감정을 훼손하는 피로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싫다

아직 오지 않은 일들이 먼저 흔들리기 때문이다.

도심의 밤하늘에 뜬 별이 싫다

겨우 살아남은 생존의 외로움이 더욱 짙어지기 때문이다.

초저녁에 뜬 달이 싫다

밤이 오기도 전에 마중 나온 고독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싫다

사랑하지 않는 것들이 먼저 대답해 버리기 때문이다.



침묵이 좋다

거짓된 대답들이 잠시 길을 잃기 때문이다.

어둠이 낫다

타인의 빛에 가려진 나의 그림자가 비로소 안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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