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존재만으로 충분하다"

- 아니타 무르자니의 임사체험담

by 전영칠

[연재] 나는 너를 단 한 번도 버린적이 없다

제14화 : 아니타 무르자니의 임사체험, "당신은 존재만으로 충분하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우리는 흔히 자문한다. "신이 있다면 왜 나를 이런 고통 속에 내버려 두는가?"라고. 질병, 실패, 상실의 파도가 몰아칠 때 우리는 스스로를 버려진 존재라 여기며 절망한다. 하지만 여기, 죽음의 문턱에서 '단 한 번도 버려진 적 없었음'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돌아온 한 여성이 있다. 바로 아니타 무르자니다. 그녀의 저서 『그리고 모든 것은 변했다』는 우리가 애타게 찾아 헤매던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경이로운 보고서다.


아니타는 인도 혈통으로 홍콩에서 자라며 다문화 사이의 갈등과 엄격한 전통 속에서 끊임없는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그녀의 삶을 지배한 핵심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타인의 기대를 저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병에 걸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내가 충분히 선하지 못하다는 자책감.

결국 그 두려움은 육체의 반란으로 나타났다. 4년간의 암 투병 끝에 그녀의 몸은 레몬만 한 림프종으로 뒤덮였고, 장기는 기능을 멈췄다. 의사들은 그녀가 몇 시간도 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육체적 죽음이 확정된 순간, 역설적으로 그녀의 진짜 삶이 시작되었다.


의식을 잃고 육체의 구속에서 벗어난 아니타가 임사체험으로 목격한 세계는 우리가 아는 3차원의 언어로는 설명하기 벅찬 곳이었다. 그녀의 의식은 병실 벽을 넘어 확장되었고, 물리적인 눈이 아닌 '전일적인 자각'으로 주변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풍경화처럼 동시에 존재했다. 그녀는 멀리 떨어진 가족들의 대화와 감정을 실시간으로 느꼈으며, 동시에 자신의 수많은 전생과 미래의 가능성까지도 꿰뚫어 보았다.


가장 경이로운 것은 '빛의 밀도'였다. 그 빛은 단순히 밝은 조명이 아니라, 형언할 수 없는 자비와 평온함이 응축된 에너지 그 자체였다. 그 속에서 아니타는 '나'라는 개별적인 자아가 거대한 전체의 일부이자, 동시에 전체 그 자체라는 모순적인 진리를 체험했다.

그곳에는 고통도, 수치심도, 판단도 없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친구를 만났을 때, 그녀는 생전의 갈등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었는지 깨달았다. 오해는 녹아내리고 오직 깊은 연결감만이 남았다. 그녀가 느낀 신은 거창한 종교적 형상이 아니라, 모든 생명력을 지탱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배경'이었다. 그 사랑은 조건부 승인이 아니었다. 우리가 어떤 죄를 지었든, 어떤 실수를 했든 상관없이 존재하는 '절대적 긍정'이었다. 그녀는 깨달았다. 우주는 우리를 단 한 번도 심판한 적이 없으며, 우리 스스로가 만든 죄책감의 감옥에 갇혀 있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아니타 무르자니가 저 세상에서 보고 느낀 깨달음>



아니타 무르자니(1959~ )


*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을 초월한 세계가 있다.

* 내 몸은 내 내면상태의 반영에 불과하다.

* 내가 해야 할일은 이미 내 앞에 펼쳐져 있었다. (나는 그것을 몰랐다.) 나는 그것을 허용만 하면 되는 것이다.

* 우리의 본질은 순수한 사랑 하나다. 저 세상이 그렇다. 이것을 깨닿게 되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 삶은 그저 기쁘고 자유롭게 살기 위한 것이다.


* 이 세상은 더 이상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점이 아니다. 오직 '우리'만 있을 뿐이다.우리 모두는 하나이다. 가해자들 조차도 그들 자신의 자기 증오와 고통의 희생자들이다.

* 죽음 뒤에 심판은 없다. '오직 무조건적인 사랑뿐'이다.

* 나는 육신의 죽음 뒤의 세계에서 새로운 나의 삶을 보았다. (그 곳은 병도 나이듬도 죽음도 돈도 없었다.) 나는 병도, 나이듬도, 죽음도, 돈이 부족해지는 것도 무섭고 두렵지 않게 되었다.


* 나는 이 세상은 실재처럼 보이지 않았다. 저쪽 무조건적인 사랑의 세상이 더 진짜로 보였다. 예를 들어 이 세상은 모두들 돈과 경제적인 문제로 지독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단지 돈을 위해 사랑, 관계, 재능, 창조성, 개성 등을 깡그리 무시한다. 이제 이런 즐겁지도 않은 일을 하느라 그토록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정말이지 그 온갖 잡다한 세상사, 돈, 직장, 걱정 따위에 빠져들고 싶지 않았다.


* 나는 저 세상에서 "돌아가 두려움 없이 네 삶을 살아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이를 받아들이고 다시 내 몸으로 왔다. 내 몸 림프 말기암 4기 레몬 크기의 종양들이 두개골 하단부터 목 전체, 겨드랑이와 가슴, 복부전체에 두루퍼진 종양이 불과 며칠만에 다 나을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 웃고 즐거워하는 게 더 중요하다. 지상으로 돌아오고 난 후, 나는 병이나 정치, 죽음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대화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 나는 내 삶을 만들어가는 창조자가 아니라 상황의 희생자였다. 병조차도 어느날 우연히 내게 '닥친' 외부 사건이었다. 나는 임사체험 후 나는 내 자신을 더 커다란 전체를 이루고 있는 신성한 일부라고 보게 되었다.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나는 내가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진정한 기쁨과 행복이란 오직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함으로써만 얻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이 우주 그물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전체가 나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이다. 그러기에 내가 행복하면 우주도 행복하다. 내가 나를 사랑하면 다른 이들도 전부 나를 사랑하게 된다. 내가 평화로우면 모든 창조물이 평화롭다.


* 임사체험 경험을 통해 나는 우리가 절대로 중심에서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분리는 없다. 모두가 하나다.)

* 나는 내가 중심에 닿아 있을때 - 우주의 심장에 있는 내 자리를 깨닿고 나의 장엄함을 '느끼며', 만유에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때' - 시간과 공간은 무의미해진다는 것을 아주 깊은 차원에서 실감한다.


*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왜 내가 암에 걸린 것 같냐는 것이다. 그 대답은 한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실패할까봐, 누가 날 싫어할까봐. 사람들을 실망시킬까봐, 암 걸릴까봐, 암 치료법도 두려웠고,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두려웠다.

나는 내 영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아봐 주지않았음을 깨달았다. 조건없는 장업함이 내 곁에 있었음과, 우주와 나는 하나이고, 내가 가서 살아야 할 '저 세상이 조건없는 사랑의 세계'라는 것을 깨닿고 나서 나는 더 이상 두려워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 임사체험을 하는 동안 나는 우주에너지 전체와 하나였기 때문에 나의 거대한 앎 이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모든 것이 된 것 같았고, 내가 모든 것 안에 존재했다. 내 자신의 장엄함을 보고 우주와 내가 하나이며 같다는 것을 깨닿자 나는 병이 나았다.



아니타 무르자니 저서 <그리고 모든 것은 변했다>

(초판 10년 후 개정판)



아니타 무르자니의 이야기는 단순히 병이 나았다는 기적의 서사가 아니다. 우리가 도달해야 할 목적지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온전한 나'를 발견하는 것임을 말해준다. 고통의 끝에서 발견한 '이미 온전함'이었다.


우리는 흔히 무언가를 성취해야, 혹은 도덕적으로 완벽해야 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아니타가 본 진실은 달랐다. 우리는 무언가를 '해서' 귀한 것이 아니라, 단지 '존재하기 때문에' 귀하다. 아기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부모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듯, 우주는 우리를 존재 그 자체로 긍정한다.

질병과 고난은 신이 우리를 버렸다는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본래의 빛나는 모습에서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를 알려주는 슬픈 신호일 뿐이다. "나는 너를 단 한 번도 버리지 않았다"는 신의 음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심장 박동 속에 흐르고 있다.



아니타 무르자니는 말한다. "천국은 장소가 아니라 상태다."

내가 나를 조건 없이 수용하고, 내 안의 빛을 신뢰할 때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천국을 경험한다. 더 이상 타인의 평가에 전전긍긍할 필요도, 미래를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이미 거대한 사랑의 그물망 안에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당신의 하루가 고달팠다면, 아니타의 메시지를 기억하기 바란다.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우주의 거대한 지능과 사랑은 당신이 가장 어두운 구덩이에 빠져 있다고 느낄 때조차 당신의 손을 놓지 않았다.

우리가 할 일은 오직 하나, 우리를 감싸고 있는 그 따스한 빛을 향해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나지막이 속삭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여기에서 천국을 사는 법이다.


"나는 존재만으로 충분하다.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 그리고 나는 결코 버려진 적이 없다.“



[작가의 한마디] 아니타 무르자니의 체험은 단순히 사후 세계를 엿본 기록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기 혐오'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힌 우리 시대의 영혼들에게 보내는 해방의 열쇠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스스로를 옥죄던 두려움의 사슬을 풀고, 본래부터 여러분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사랑을 다시 만끽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