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에 대한 묵상'시리즈는 묵상하고 살면서 문득 스치는 느낌(생각)들을 쓴 것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전쟁과 이념, 사랑과 미움 등이 버무려 진 시대 속에서 엮어져 왔다. 그러한 무대와 환경에서 일 개인, 개인에게는 아무도 어쩌지 못하는 운명적인 틀이 존재한다. 일 개개인의 삶에는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도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주어지는 것이다.
오늘 우연히 KAL 858기 폭파 사건 (1987) 주범이었던 김현희의 60여 년에 걸친 삶을 보았다.
잠시 김현희가 살아온 인생을 살펴보자.
1987년 11월 29일, 바그다드발 서울행 대한항공 858기가 미얀마 안다만 해상에서 폭발해 탑승객 115명 전원이 사망했다. 북한 공작원이었던 김현희는 동료 김승일과 함께 일본인 부녀로 위장해 기내에 시한폭탄을 설치했다. 바레인에서 체포될 당시 김승일은 자결했으나, 김현희는 자결용 앰플을 깨물었음에도 목숨을 건졌다. 1990년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으나,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증인이라는 점이 참작되어 같은 해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었다.
김현희는 1997년 12월, 자신을 담당했던 전직 안기부(현 국가정보원) 수사관 정 모 씨와 결혼했다. 정 씨는 김현희의 신변 보호와 수사를 담당하던 인물로, 결혼을 위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결혼 후 세간의 눈을 피해 은둔 생활을 이어갔으며,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남편의 사망: 김현희의 남편 정 씨는 2021년 1월 13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김현희에게 남편은 단순한 배우자를 넘어, 사회적 비난과 신변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 유일한 보호자이자 안식처였다.
자녀와의 관계: 김현희는 자녀들이 어릴 때 자신의 과거를 숨겼으나, 아이들이 성장하며 인터넷 등을 통해 엄마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김현희의 고백에 자녀들은 "엄마는 우리 엄마일 뿐"이라며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성인이 된 자녀들은 아버지를 대신해 김현희의 곁을 지키고 있다.
사면 이후 자신의 삶과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책을 출간했다.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 (1991): 북한 공작원으로 선발되는 과정부터 사건의 전말, 전향 과정을 담은 수기로, 당시 1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사랑을 느끼는 순간』 (1992): 남한 생활에 적응하며 느낀 감정들을 담은 후속작이다.
『고백』 (1998): 자신의 삶을 정리한 종합적인 회고록이다.
김현희는 현재 환갑을 넘긴 나이로, 여전히 국가의 특별 보호 대상으로 지정되어 신변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주로 대구와 경북 인근의 안전 가옥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활동: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던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이은혜)의 가족을 만나는 등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증언 활동에 참여해 왔다.
대외 관계: KAL 858기 사건 유족들과는 여전히 갈등 관계에 있으며, 일부 단체가 제기하는 '사건 조작설'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며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다.
김현희의 지나온 60여 년 삶을 읽은 분들 중 이런 댓글이 있다.
- 과거를 지우세요. 세상은 마음대로 살아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또한 세상의 이치입니다.
그냥 살다 가면 된다오. 인생이란 눈 위에 찍힌 기러기 발자국 같은 것인 것을.
이데올로기의 극단적 갈등구조가 엮여 벌어진 이 비극적 사건으로 김현희의 일생에는 'KAL 858기 폭파 사건의 주범'이라는 주홍글씨가 늘 따라다닌다.
그러나 아무리 핏빛 같은 주홍글씨가 한 사람의 일생을 따라다닌다 해도, 그 인생은 일대(一代)에 한한다.
인간은 육신 100년과 영혼 무한의 삶이 있는 존재다. 육신을 지상에 떨구면 영혼의 삶은 그대로 남는다. 영혼은 육신에서 성장한 삶만큼의 내용부터 다음의 성장을 위해 또 육계가 아닌 영계에서 살아간다.
인간은 무한 성장하면 제2의 근원이 되고 제2의 신이 되는 존재다.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의 무엇'이다.
"김현희는 KAL 858기 폭파 사건 주범이야!" 그것이 김현희의 삶에 영원한 주홍글씨로 남지는 않는다.
김현희 역시 영혼 무한의 삶이 있는 존재이니, 그녀 역시 '무한한 가능성의 무엇'이다.
인간에 대한 선입관념과 고정관념은 시한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