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명상(徒步冥想) 20 -새만금과 풍수지리 2

사진 : 새만금갯벌의 신음

by 전영칠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20년 만에 완공된 새만금방조제│


2010년 10월 9일.

새만금방조제 완공을 축하하며 군산시 지자체가 주최하고 재) 대한 걷기 연맹이 함께 하는 <2010 새만금 군산 걷기 대회>가 열렸다.

나는 현장이 보고 싶었다.

나의 도보명상은 그렇게 '여러 사람들의 피 맺힌 장소'에서 시작되었다. 그곳은 자연의 상처가 크고 선혈이 낭자한 곳이었다.

도보명상이 잘 될까. 나는 이 길에 몸을 맡길 뿐이다.


%EC%83%88%EB%A7%8C%EA%B8%88%EB%B0%98%EB%8C%80_2606_6313.jpg?type=w773 새만금방조제 반대운동


절반은 자연, 절반은 인공 섬 같은 곳 – 그곳에 떠오르는 태양은 어떤 모습일까.

방조제를 찬성하는 이들은 2010년 완공된 새만금을 가리키며 반대하고 비판하는 이들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미친 거 아니야? 이제 와서 뭘 어쩌라는 거야······!"


군산시 지자체가 주최하는 2010 군산새만금 걷기 대회에 걷기 동호회를 통해 참가하였다. 지자체주최 새만금 걷기 대회로는 이날이 처음 하는 행사였다. 하프코스 33km와 왕복코스 66km가 있다. 걷기 동호회에서 이 행사에 모두 27명이 참여하였다. 모든 행사를 마무리하고 지하철을 타려면 10시 반경에는 서울에 도착해야 한다. 그렇게 시간을 맞추려면 오후 7시에는 현장을 출발해야 한다. 그렇게 따지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모두 13시간이다.

66km를 점심과 쉬는 시간을 포함해 13시간 동안 주파해야 한다. 군대 행군도 식사와 쉬는 시간을 포함해 60km를 15시간 정도로 잡는다. 출발 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왼쪽 무릎이 아프고 허리의 통증과 오른쪽 발바닥이 저리다. 그러나 나는 새만금 왕복 거리인 66km를 목표로 삼았다.


밤 12시에 광화문을 출발해 04시에 아침을 먹고 두 시간 후 새만금산업전시관에서 도보를 시작했다.

떠오르는 아침 해가 보이는 우측은 막힌 바다, 좌측은 터진 바다다. 양쪽 바다가 모두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오전 7시. 우측 막힌 바다에는 어선이 없다. 반면 좌측 터진 바다에는 배들이 출항했다 들어오는 어선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EC%83%88%EB%A7%8C%EA%B8%8813_1130DB214CB3E76B11.jpg?type=w773 새만금 갯벌, 붉은 어깨도요


새만금방조재는 노태우정권 때인 1991년 11월 16일 간척공사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20년 동안 계속되었다. 계속되는 찬성과 반대, 소송, 원주민들의 자해와 자살······ 그리고 마침내 완공되었다. 66km 새만금 왕복 4차선은 그렇게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바다를 막아 드넓은 새로운 땅이 만인에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IT와 첨단시설로 무장된 새로운 도시건설, 군산이라는 낙후된 도시의 경제적인 성장과 서해안 시대의 본격적인 등장 등등 …… 희망이 끝없이 이어진다.


2006년 4월 21일 끝막이 공사 이후에 변산해수욕장으로 엄청나게 밀려들어오는 하얀 거품 부유물들의 등장하였고, 여름이면 고운 모래 위에서 수영을 하던 고창 만돌리해수욕장과 변산해수욕장 모래벌판의 모래 해변이 깎이고 언덕 바닥이 드러났다.

2007년 04월에 부안 문포 앞바다에 기분 나쁜 흙갈색 적조가 나타났다. 군산 하제 앞 갯벌에서는 떼죽음 당한 동죽조개의 거대한 무리가 무더기로 썩고 있었다.

그뿐인가. 새만금 갯벌 이곳저곳에서 붉은 어깨도요, 넓적부리도요가 오염된 고기를 먹고 날개를 버둥거리며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만경강·동진강 하구의 갯벌을 개발하여 최대한의 용지를 확보하고, 종합 농수산업 시범단지를 조성하며, 항만과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여 장차 새만금 국제무역항의 건설 기반을 구축하는 등의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1991년부터 2004년까지 총사업비 2조 510억 원을 들여 담수호, 양·배수장, 방조제, 용배수로, 배수갑로 등의 수용시설물이 들어섰다.


공사가 완공되고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의 굴곡진 100㎞의 해안선이 비응도~ 고군산군도~ 변산반도 사이를 연결하는 33㎞의 직선 방조제로 바뀌게 되어 그 방조제 안쪽으로 새로이 4만 100㏊의 용지가 생기고 그만큼 국토가 확장되었다. 이 면적은 전주시 면적의 두 배, 여의도의 약 140배에 이른다. 간척지에는 주택지구·상업지구·공업지구가 들어서고 인구 30만의 신도시가 생긴다. 또 연간 9조 9400만 톤의 용수가 공급되고 수해 상습지 1만 2000㏊가 해소되는 효과를 얻는다.

희망이 싹튼 것인가?


새만금 길이 33km, 폭 200~ 500m를 걷는다. 왕복 도로만 무려 6차선(4차선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다시 2차선이 있다)이다.

그 길은 기네스에도 올랐다. 수도 없는 새들과 물고기들과 조개들, 바다 식물들의 시체를 밟고서 새만금은 기네스북에 올랐다. 세계의 자랑거리인지 세계의 조롱거리인지 그 결과는 역사와 시간의 몫으로 남았다.

막힌 바다와 터진 바다를 가로막고 있는 갑문이 보였다. 두 바다 사이의 깊이 차이가 10여 m는 되어 보였다. 신시대교를 지나는데 이 대회를 주최한 군산지자체 한 스텝을 만났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오가며 참여한 이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군산 주민이십니까?

-네.

-새만금방조제 만들고 땅값 올라 좋으시겠습니다.

-그렇지도 않습니다.

- 왜요?

- 저기 보이는 신시부지 있지요?

나는 길 건너 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네.

-거기는 중동 아라비아가 다 샀지요. 그뿐 아닙니다. 오를 곳은 거의 서울사람들 거지요.

-그래요?

-게다가 지자체별로 서로 으르렁거리고 소송이 끝도 없어요. 이웃 간에 요즘은 말도 안 해요. 사실 군산 사람들은 별 도움을 받지 못했어요. 돈독만 오르고, 좋았던 인심은 다 어디로 갔는지······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

-나는 이제 군산을 뜨려 합니다. 마이산 가까운 곳에 땅을 봐놓았어요. 거기서 펜션이나 하나 짓고 욕심 없이 살지요 뭐.


%EC%83%88%EB%A7%8C%EA%B8%8823_1661691F4CB2CCCE29.jpg?type=w773 막힌 바다와 터진 바다를 막고 있는 갑문


바다와 자연은 스스로를 관리한다. 자연에 직선은 없다. 오직 인간만이 스피드를 따라 최단거리의 도로와 직각형의 건물 등을 자연에 깔고, 세우고 있다. 직선은 칼날과 같아 잘못 쓰면 베이기 쉽다.


도보할 때는 1시간 걷고 10분 정도 쉬어주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야 자기 페이스에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왕복 합하여 2~4분씩 세 번 정도나 멈춰 섰을까. 단 10분도 편히 쉬지 못하고 66km를 걸었다. 막차가 끊기기 전 서울에 도착하기 위해서? 물론 동기는 그랬다. 그러나 끝도 없이 직선으로 이어지는 방조제 길을 걸으며 울컥울컥 치미는 무엇인가를 참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직선거리를 10시간 이상 걸어 보라. 지루함은 피곤으로, 피곤은 또 다른 지루함으로 이어진다. 마음이 흩어져 명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205934214CB2CDA431.jpg?type=w773 갇힌 바다의 퇴적층


갇힌 육지 쪽 바다에 햇빛이 빛난다. 자연은 말 없다. 그 말 없음이 두렵다. 우측 막힌 바다에 퇴적층이 생겼다. 혈관이 막히니 혈전이 나타나는 이치와 같다. 아득히 그 위로 만경강과 동진강이 있다. 강의 존재 이유는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강은 바다로 가야 산다.

바다는 온갖 것들을 모두 받아내어 생명을 존속시킨다. 그리고 바다는 하늘을 통해 다시 육지로 향한다. 비는 개울로, 개울은 강으로, 강은 바다로, 바다는 수증기로 구름으로 마침내 또다시 비로 바뀌어 개울로 향한다. 순환은 그들 모두의 생명노선이다. 강은 순환해야 산다. 만경강·동진강은 현재 새만금으로 꽁꽁 묶여있다. 그 길 위를 걷는다. 걸으며 참회한다. 막힌 바다와 터진 바다 사이 길을 걸으며 나는 바다가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



│발바닥 부상으로 길가에 주저앉다│


마지막 2km 남기고 체력에 한계가 왔다. 나는 자리에 주저앉아 양쪽 발과 무릎을 주물렀다. 그게 문제였다. 다시 나머지 길을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니 도통 다리의 통증으로 한걸음 내딛기가 어려웠다. 절뚝거리며 걷는 걸음이니 마지막 2km에서 속도가 삼분지 일로 줄어들었다.

도보 시작하며 1년 2개월 동안 주말에만 3,500km를 걸었었다. 체력에 한계를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왼쪽 발바닥은 접질려지고 오른쪽 무릎은 절뚝거렸다. 허리와 오른쪽 무릎에 바른 파스와 왼쪽 발바닥에 둘둘 감은 스포츠테이프도 별 소용이 없었다. 그때의 경험으로 나는 장거리 도보 시에는 절대로 힘든 부위를 주무르지 말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대신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피곤해지고 약해진 세포를 주무르니 발바닥 세포 일부가 파괴되어 염증을 일으켰고, 나는 그 염증이 그 이후 정형외과 진단으로 족저근막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열렸다.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는 2023년 8월 1일부터 8월 12일까지 대한민국 전라북도 새만금 잼버리 부지에서 개최된 대규모 국제 청소년 야영 대회였다.

"네 꿈을 펼쳐라! (Draw your Dream!)"라는 주제로 전 세계 155여 개국에서 4만 3천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 및 지도자가 참가했다. 이 대회는 대한민국에서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제17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이후 32년 만에 개최되는 두 번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였다.

그러나 대회는 열악한 환경, 폭염 대책 미흡, 화장실 및 샤워 시설 부족 및 청결 문제, 배수 불량으로 인한 침수, 벌레 문제 등의 위생문제, 의료시스템마비, 부실한 식사, 매립지인 새만금 부지의 특성상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고, 염분 문제, 폭염에 취약한 환경 등의 부지문제,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카눈' 북상의 태풍이 불어 수만 명 잼버리대원들은 현장에서 전면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이 변경되었고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는 사상최악의 대회가 되었다.

참가자들은 일부 국가가 조기 귀국하였고, 다수의 국가는 전국 8개 시도로 분산 배치되어 숙박하며 지역 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대회를 대신했다.

시각을 좀 더 넓혀 중국 대형댐의 예를 들어 보자.


중국은 2025년 현재 98,000개의 댐이 있다. 이는 세계 전체 댐의 50%에 해당한다.

싼샤댐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댐으로, 양쯔강 중류에 위치하고 있다. 높이 185m, 길이 2.3km, 총저수량 393억 톤(약 40조 리터)에 달한다. 산샤댐은 완공 후 지진과 산사태 등 많은 후유증을 낳았다. 무엇보다 393억 톤이라는 물의 중량이 지구의 자전축에 영향을 주었다(NASA 및 서울대학교 연구소의 발표).

물의 중량과 홍수 그리고 부실한 공사 등으로 제방이 터진다면 시뮬레이션에 의해 3억 명의 수재민이 발생된다. 사상자는 몇십만 명 이상 예상 된다.


또한 중국은 티베트고원의 얄룽창포강(인도명 브라마푸트라강)에 싼샤댐 발전 용량의 3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국제적인 우려가 커지고 있다(2029년 착공, 2033년 상업운전 목표). 식수, 농업용수, 급격한 유량감소 등으로 주변국인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심각한 외교적 갈등이나 전쟁 우려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지구 자전축의 변화, 지진 등의 우려에 대해서는 누구도 상세한 답변을 하지 못한다.

물론 전기 등 인간이 필요한 어느 정도의 댐은 필요하다. 그러나 땅의 이치에 맞게 심각하게 판단해야 한다. 대자연이라는 유기체에 커다란 상처를 입히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GNP성장과 국가적 이익을 위해 대자연을 가로막는 중국의 미래에 어떤 보응이 돌아올까.

중국뿐 아니다. 국가와 개인의 이기심과 자연에 대한 무지는 이 시간에도 지구상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0 새만금 군산 걷기 대회에 참여한 27명의 동호회 회원 중 18명이 완주했다. 참여한 이들은 '걷기'에는 나름 꾼들이랄 수 있는 이들이다. 9명이 도중 탈락한 부실한 성적이었다.

나는 새만금 도보 이후 왼쪽발바닥 안쪽의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통증으로 좋아하던 도보와 도보명상을 11개월 동안 전혀 다닐 수 없게 되었다.

심각한 발부상과 이곳에서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사상 최악의 대회는 새만금의 저주였을까.

20년 동안 새만금방조제를 건설한 5명 중 한 명으로 터진 바다를 가로막는 새만금 물막이공사를 준공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추락하는 비극을 맞았다.

새만금지역의 정치, 건설, 경제, 행사 등에는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강력한 막힘이 있다.



│당신이 막으면 당신도 막힌다


땅의 이치(풍수지리의 이치)는 자연보호이지 자연파괴가 아니다. 땅의 이치는 천지인으로 서로 통한다.

풍수의 이치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환경의 재앙은 막아야 한다.

천지인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서로 영향을 주면서 존재하고 있다. 연결되지 않으면 파괴된다. 우주와 자연과 그 안에서 사는 우리들 인생들도 그렇다. 서로서로의 영향을 거부하면 파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땅의 이치이자 곧 풍수지리의 이치이다.

순리에 맞아 순천(順天)이 된 것은 복과 좋은 것으로, 순리에 맞지 않아 역천(逆天)이 된 것은 화와 저주로 전달되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신이 자연을 막으면 자연도 당신을 막히게 한다. 그것은 대자연의 보응이다.

한반도 인구소멸 - 이 소멸을 없애는 방법을 없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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