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명상(徒步冥想) 21 - 숲은 자연치유종합병원이다

사진 : 국립산음자연휴양림 치유의 숲길

by 전영칠

▶당일 코스

산음자연휴양림(산음 치유의 숲/ 3km)→서후리숲→산나물 두메향기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산나물 두메향기→서후리숲→양평군립미술관→산음자연휴양림→숙박

둘째 날 / 산음자연휴양림(산음 치유의 숲)→친환경농업박물관→쉬자파크

산책로: 5km

등산로: 28km 등산로(천사봉, 봉미산)

임 도: 40km 넓은 임도




국토면적 63%, 대한민국의 숲이라는 보물



대한민국의 산은 전체면적의 70% 정도이다.

대한민국의 산림녹화는 전쟁과 일제강점기로 황폐해진 국토를 한 세대 만에 푸른 숲으로 복구한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973~1987년까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대국민참여, 연탄 등 화석연료의 보급으로 국토 면적 대비 산림 면적 비율은 2020년 기준 약 63%(약 630만 ha)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한국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황폐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개발도상국으로 평가했으며, 2025년 4월에는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울창한 숲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대한민국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산림 숙박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숙소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공공산림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산림청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다.

2025년 현재 산림청 산하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전국 각지의 명산과 계곡에 자리한 40여 개의 국립자연휴양림을 관리하며,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연립동'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과 야영장을 운영하고 있다 <예약 :숲나들e' (www.foresttrip.go.kr)>.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산림을 통한 국민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다양한 산림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국립숲체원(예: 국립횡성숲체원, 국립칠곡숲체원 등)과 일부 국립치유의 숲에서 숙박시설을 제공한다<(예약 : '숲에랑' (www.sooperang.or.kr)>.



인간에게 숲이 주는 유익함은 어느 정도 잘 알려져 있다.

숲에서의 활동, 즉 산림욕(森林浴)은 단순히 기분 전환을 넘어 인체의 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에 긍정적인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이는 숲의 다양한 치유 인자(피톤치드, 음이온, 녹색 경관, 잔잔한 소리 등)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숲이 인간들에게 주는 효과를 알아보자.


1. 숲 환경은 인간의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증진시켜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도시 환경과 숲 환경에서의 산책을 비교하는 다양한 실험에서 집단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평균 약 12.4% 감소한 반면, 병원 환경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의 코르티솔 수치는 오히려 증가했다.

2. 숲에서 산책하거나 경관을 감상한 피험자들은 도시 환경 대비 부교감신경 활성도(이완)가 유의하게 증가하고, 교감신경 활성도(긴장)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는 신체가 스트레스 상태에서 회복 상태로 전환되었음을 생리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3. 숲 환경은 도시 환경 대비 알파파(α-wave)의 발생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알파파는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 명상 상태에서 주로 발생하는 뇌파이다. 숲 활동 후 참가자들은 우울감과 불안감이 현저하게 감소하였으며, 특히 스트레스 상태에 있던 중년 여성 대상의 연구에서 지각된 스트레스 지수가 유의미하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4. 숲이 내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피톤치드(Phytoncide)와 그 주성분인 테르펜(Terpene)은 항균효과와 살균효과가가 있어 인간의 면역 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면역력 증진과 질병 예방에 기여한다.

5. 면역력 자연살해세포(NK cell :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핵심 면역 세포 )가 활성 평균 26.8% 증가(최소 7일 유지)하였다.

6. 숲의 주된 색상인 녹색은 눈의 피로를 덜고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 숲 속, 특히 폭포나 계곡 주변에는 음이온이 풍부하다. 음이온은 혈액의 pH를 약알칼리성으로 만들고, 자율신경계에 작용하여 심폐 기능을 개선하고 피로 해소를 돕는다.

8. 도시의 인위적인 환경은 우리의 의도적인 주의력을 고갈시키지만, 숲과 같은 자연환경은 우리의 주의력을 쉽게 회복시켜 주는 비의도적인 주의력을 유발하여 인지 기능 및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9. 심혈관계 수축기 혈압 평균 4~5mmHg 감소했고, 심박수는 분당 평균 5~10회 감소했다.


결론적으로, 숲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면역 세포의 활성을 높이며, 심혈관 기능을 안정시키는 등 인간의 심신 건강 전반에 걸쳐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자연 치유 환경인 것이다. 숲이 제공하는 공익적 가치는 2020년 기준으로 연간 약 25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온실가스 흡수, 산소 생산, 대기질 개선, 수자원 확보 등).




│'산림청 1호 치유의 숲' 지정, 국립산음자연휴양림│



오늘은 경기도 양평의 국립산음자연휴양림 치유의 숲으로 명상의 자리를 옮겼다. 수도권에서 1시 30분 정도면 도착한다.

국립산음자연휴양림의 전체 숲 넓이는 2,140ha에 달한다. 이 광활한 숲은 인공적으로 조림한 숲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잣나무, 낙엽송, 리기다소나무 등의 침엽수와 자작나무, 상수리나무, 가래나무, 피나무, 물박달나무 등 다채로운 활엽수가 어우러져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봄에는 화사한 야생화가,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시원한 계곡이, 가을에는 오색 단풍을 볼 수 있다. 또한 9갈래의 계곡이 있다.


'치유의 숲'은 명상을 위한 최적의 장소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 속에 마련된 공간에서 새소리와 물소리를 배경으로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그중 하늘 높이 뻗은 잣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제2야영장 인근 숲은 방해받지 않고 명상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잣나무 잎이 깔린 푹신한 땅에 앉아 숲의 향기를 깊이 들이마시면 자연과 하나 되는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오늘은 화요일로 산음자연휴양림이 쉬는 날이다. 쉬는 날이라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산책과 숲길을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 일부러 사람들을 피해 화요일을 택해 이곳을 들렀다.

산음자연휴양림에는 병을 고쳐주고 소원 하나를 들어준다는 소원바위가 있다. 일명 남근바위라고도 한다. 이 바위에 전해지는 전설이 있다.


20210903013329841951949.jpg 국립산음자연휴양림 소원바위


약 500년 전 연산조 때 양주골에 강부자라는 인심 좋은 사람이 아들을 하나 두고 아무 걱정 없이 살고 있었다. 외아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어 안 씨 성의 며느리를 맞았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도 자식이 생기자 않고 아들의 몸이 쇠약해져 갔다. 의원으로부터 아들의 몸속에 좋지 않은 혹(요즈음 암) 이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되자 며느리는 시부모님께 면목이 없고 죄책감을 느껴서 밤낮으로 정화수를 떠 놓고 신령님께 빌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어느 날 시어머니와 며느리에게 신령이 나타나 "용문사가 있는 용문산 북쪽 끝자락에 세 줄기 계곡물이 만나는 곳에 홍수가 나 내가 넘어져 일어날 수가 없으니 나를 어서 빨리 일으켜 세워라! 그러면 너희들이 원하는 자식과 남편의 건강을 주겠다."라고 말하면서 사라졌다.

이에 강부자는 용문산 지리에 밝은 이름 있는 지관 세 사람을 시켜 용문산 북쪽 끝자락을 샅샅이 뒤졌다. 보름쯤 후에 세명의 지관이 삼천골이라는 지명이 있는 세 줄기 계곡물이 만나는 곳 위쪽에 미륵불 같이 생긴 큰 바위가 옆으로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바위를 일으켜 세우고 성대히 제사를 지내 주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강부자의 외아들은 건강을 회복함은 물론 아들을 얻게 되었다.

다시 산신령이 나타나 " 지금은 내가 있는 곳이 첩첩산중이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 너희들보다 더 몹쓸 병을 앓고 있는 자들이 나에게 기를 받으려고 오게 될 것인데, 그 사람들 때문에 나는 여기를 떠날 수 없다. 그러니 아들 잘 키우고 불쌍한 사람을 위해서 보시하면서 살아라."라고 말했다.


소원바위는 치유의 숲 중간쯤에 있다. 나는 그 소원바위 앞에 앉아 명상을 한 후 소원 기도를 드렸다. 이곳에서 병 치유와 소원기도를 하실 분은 화요일을 택하면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정성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산음 치유의 숲은 봉미산(856m) 남쪽 자락에 자리한 국립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있다. 봉미산 주변으로 남쪽에 용문산, 서쪽에 유명산과 중미산, 동쪽에 소리산이 있어 산이 깊고 숲이 울창하다. 용문산 때문에 그늘이 생긴다고 ‘산음’이라는 지명이 지어졌다. 그러기에 산음자연휴양림은 음의 기운이 많다. 양의 기운이 강한 이 소원바위가 있어 음의 기운을 눌러 주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40여 곳 국립자연휴양림 중 숲이 아름답고 걷기 좋은 세 곳을 소개하고 글을 마치기로 한다.


1. 대관령자연휴양림 (강원 강릉) : 1922년부터 직접 소나무 씨앗을 심어 조성한 100년 된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시원한 그늘과 함께 상쾌한 솔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피톤치드 가득한 대관령 소나무숲길 (6.3km, 약 2시간)이 있고 인근에 이조 500년 동안 옛 선조들이 다니던 대관령 옛길 (6.4km, 약 2시간 30분)이 있다.

2. 덕유산자연휴양림 (전북 무주) : 1931년경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 숲 (1km, 약 30분)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나무들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인근에 덕유산 삿갓재 등산로 (왕복 8km, 약 4시간)가 있다.

3. 지리산자연휴양림 (경남 함양) : 지리산의 깊고 울창한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하며,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즐거움이 있다. 휴양림 내에도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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