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비슷한 건 글이 아니라, 반응이다
브런치를 읽다 보면, 글이 다 비슷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감성적인 분위기, 고백형 문체, 잔잔한 결론. 표현만 달라졌을 뿐,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그런데 가만히 보면, 정작 그 글들 속 이야기는 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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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후회를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자기만의 일상을 담담히 털어놓는다. 또 누군가는 거절당한 감정을 정리하고, 누군가는 오늘 아침 마신 커피의 온도를 묘사한다.
문체는 다르고, 배경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놀랍도록 비슷하다.
“공감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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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도 다르고, 감정도 다르고, 문제의 결도 다른데, 반응은 점점 더 하나로 수렴된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글이 '비슷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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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글이 다르기를 바라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익숙하길 원하는지도 모른다.
너무 튀는 문장은 불편하고, 익숙한 패턴은 안전하다. 결국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이 글, 어디서 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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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그 느낌이 실제로 글이 비슷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글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비슷한 글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비슷하게 소비할 준비가 된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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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왜 글이 다 비슷할까?"가 아니라, "나는 이 글을 얼마나 다르게 받아들이려고 했나?"로.
글은 생각보다 다 다르다. 진짜 비슷한 건, 어쩌면 우리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