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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때문에 던지는 사표는 최악의 선택이다

by 최환규


제가 강의할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리더십은 ‘지랄 리더십’이라고 하면 수강생 중에 그 말을 인정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상사의 큰소리는 무능의 표현이라고 강의 때마다 강조하지만,

지금도 부하를 큰소리로 질책하는 상사가 많습니다.


이런 상사와 오랫동안 일한 부하는

더 이상 함께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사표를 던지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선택이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사표를 던지고 무인도에서 평생 혼자 살지 않는 한 누군가와는 마주쳐야 하는데

이 사람이 전에 만났던 상사처럼 혹은 더 악질적으로 큰소리를 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그다음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제가 갈등 조정을 위해 만났던 사람 중에 배우자의 폭력 때문에 두 번 이혼한 사람이 생각납니다.

이 사람(A)은 첫 번째 배우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이혼한 다음

재혼 상대로 ‘절대로 나를 때리지 않을 것 같은 배우자(B)’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찾은 사람이 종교 기관에서 주말마다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도 아마도 폭력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만났던 A는 B와 재혼한 뒤 몇 년 후

다시 B로부터 폭행을 당해 이혼 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저를 만났습니다.


제가 A에게 아쉬웠던 점은

2번에 걸쳐 이혼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도 못했고,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배우자를 폭행한 사람이 무조건 잘못했지만,

A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B를 자극했고,

그 결과가 B의 폭행이었던 것입니다.


만약 A가 자신을 돌아보면서 다른 사람을 부정적으로 자극하는 말과 행동의 원인을 찾았다면 어땠을까요?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면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이런 불행한 상황을 경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표는 언제든지 던질 수 있습니다.

잠깐의 충동을 참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혹시라도 자신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상대를 자극한 것은 없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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