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by 최환규

지인이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 지인은 대기업에 재직하는 동안 주변 사람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았다. 퇴직 후 이 지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을 여러 명 소개했다. 그중에 중견 기업의 회장도 있었다. 이 회장은 자기 분야에서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인이 이 회장을 처음 만난 날부터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인은 회장과의 첫 만남이 끝나자 동료들에게 회장이 유망한 사업을 시작한 자신에게 다른 사람처럼 떠받들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회장의 인격까지도 공격했다. 회장을 비난하는 주된 내용은 자신은 일류 대학을 졸업했고, 유명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했지만, 회장은 대학도 졸업하지 못했다고 것이었다. 이때부터 지인의 미래는 결정되었다.

이 사건 이후 지인은 회장의 회사로 찾아가 투자를 요청했다. 하지만 “저 회장은 확실히 투자할 것이다.”라는 주변 사람들의 장담과 달리 회장은 회사가 적자라는 이유로 투자하지 않았다. 지인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라는 속담을 말하면서 다시 회장을 비난했다. 어찌 보면 그 회장은 오랫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인을 제대로 평가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회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막일부터 시작해 엄청난 노력 끝에 성공한 기업인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실제 경험과 이론을 접목하면서 기업을 이끌었다. 회장은 자기 앞에서 자기는 일류 대학을 나와 유명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실력자라고 말하면서 자기를 얕보는 지인에게 사업하면 성공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회장의 선견지명은 정확했다. 이 지인은 회사를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투자금 전부를 날렸다. 물론 코로나19의 여파도 있었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더 크게 작용했다. 이후 주변 사람의 소개로 몇 가지 사업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지인은 회장에게 자신을 도와달라는 메일을 보냈지만, 회장은 단번에 거절했다. 뿌린 대로 거둔 것이다.


지인의 겸손하지 못한 태도가 실패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지인이 회장을 만날 때마다 회장을 존중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면 그 회장도 투자를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비슷한 시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묻지 마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인의 겸손하지 못한 태도로 인해 스스로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이다.

겸손해야 한다는 뜻의 다른 속담으로 ‘절(존대)하고 뺨 맞는 일 없다’라는 것이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제의 시작은 상대를 함부로 대할 때이다. 내가 주변 사람을 함부로 대할 때마다 나의 장래는 점점 어두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라도 겸손한 태도로 주변 사람들을 대한다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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