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만으로 목적을 이루 수 있을까?

by 최환규

꽤 오래전 아이와 둘이서 일본의 도교에 간 적이 있었다. 아이에게 일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유명한 관광지 중 역사와 관련이 있는 곳 중심으로 방문했다. 방문한 장소 중에는 신사도 있었는데, 이곳을 방문했을 때가 일본 총리의 신사 참배 여부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높을 때였다. 아이와 함께 신사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차에 한글로 쓰인 기도패를 발견했다.

일본 신사는 일본의 민속신앙인 신토(神道)의 신을 모시는 종교시설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일본인들이 신사에서 집 모양의 나무 조각인 기도패에 자기 소원을 적고, 그것을 걸어두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이 자신의 소원이 담긴 기도패를 걸어두는 그곳에서 한글 기도패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것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기도패에 적힌 주된 내용은 사업번창, 대학교 합격, 취업, 가족 간의 화목 등이었다. 필자는 한글로 적힌 기도패를 보면서 아이에게 “일본 귀신은 한글로 적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려면 한글도 공부해야 해 많이 힘들겠다.”라고 말했다. 그런 말을 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으면 종교를 찾는다. 필자의 친구 중에는 오랫동안 외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는 사람이 있다. 이 친구가 한국에 있으면 가끔 만나 우리나라 종교에 관한 의견을 서로 나눈다. 이 친구와 만났을 때 필자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의 종교에서 바라는 기도 내용만 보면 종교를 구분하기 힘든 것 같다.”라고 만한 적이 있었다. 그때 이 친구는 자기도 필자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종교마다 탄생 배경과 지향점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개신교 신자가 가장 많고, 불교 그리고 천주교가 그 뒤를 따른다. 하지만 필자가 만난 사람 중에는 종교를 불문하고 ‘돈 많이 벌게 해 달라’라고 기도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일부 기독교 신자 중에는 헌금을 했더니 몇 배의 수익으로 돌아왔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주로 원하는 바람은 돈, 건강이나 가족의 화목 등이다. 종교가 없는 사람은 용한 무당이나 점쟁이를 찾는 질문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은 일본 귀신에게 일본어가 아닌 한글로 소원을 빌 정도로 절실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바람들이 반드시 신이나 귀신의 도움이 있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우리가 바라는 돈, 승진이나 건강 등은 기도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갈등을 방지하려면 정통 종교의 교리를 충실히 따르면 된다. 기독교는 ‘사랑과 용서’를, 불교에서는 ‘자비’를 강조한다. 가족이나 동료가 즐겁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실수를 용서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힘껏 돕는다면 가정이나 직장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저절로 공부나 일하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의 성적은 향상되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커진다. 직장이라면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회사의 수입은 늘면서 급여 또한 향상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기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할 때 종교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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