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미국이 베트남과 전쟁을 할 때의 상황이다. 베트남에 파견된 미군의 대다수가 죽음과 맞닿아 있는 전장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전장에 있는 거의 모든 병사는 마약에 의존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견디었다. 베트남에 파견된 군인들이 복무 기간을 채우고 귀국할 때가 되자 미국 정부는 이들의 마약 중독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결국 미국 정부는 전문의료기관을 설립해 이들을 치료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설립된 의료기관 전문가가 귀국한 병사들을 대상으로 중독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면담 과정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베트남에서 마약에 의존하던 병사 대부분이 마약 중독 증상이 사라졌고, 일부 병사만 마약 중독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전장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마약이 필요했지만, 전장이라는 환경에서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귀국한 병사들에게는 더 이상 마약이 필요하지 않았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즉,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환경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직장인 중에는 힘든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다. 베트남이라는 힘든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군인들이 마약을 사용했던 것처럼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술이나 다른 건설적이지 못한 행위로 벗어나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마약이 스트레스를 잠시 회피하게 돕는 것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선택하는 술이나 그 밖의 행동들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 놓인 직장인은 깊은 함정에 빠진 동물처럼 좌절하고 절망한다.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직장인의 사례가 가끔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다. 이런 보도에 대해 “그렇게 힘들면 직장은 그만두면 되는 거 아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는 직장을 그만두는 순간 자기 존재 가치도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 다니던 사람이 직장을 그만두는 순간 경제적인 여유로움과 주변의 부러운 시선 대신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지고 한심한 표정을 짓는 주변인의 시선을 견뎌내야 한다. 특히 양육해야 하는 아이가 있는 직장인이라면 그만둘 용기를 내기 쉽지 않다. 이렇게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것처럼 힘든 상황에서 하는 선택은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직장인이라면 먼저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계곡이나 산에서 캠핑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안전한 장소의 확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안전한 장소를 확보해야 캠핑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캠핑과 달리 거의 모든 직장은 물리적으로는 안전한 환경이지만, 심리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따라서 직장인이 업무 불필요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